한국, 프랑스 따라가다 큰코 다쳤나…‘한국형 체크바캉스제도’ 1년 만에 폐기

[헤럴드경제]프랑스의 체크바캉스(Che‘que-Vacances) 제도를 모티브로 한 ‘한국형 체크바캉스제도’가 시행 1년 만에 결국 용도 폐기됐다. 정부가 국내 상황은 고려하지 않은 채 외국 제도를 무분별하게 들여와 결국 예산낭비만 했다는 지적이다.

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관광공사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한국형 체크바캉스 제도는 2014년 1년간 시범사업을 한 후 폐지됐다.

체크바캉스제도란 직장인 유급휴가제도 중 하나로, 근로자와 기업이 국내 여행경비를 공동 부담해 근로자들은 휴가를 쓰고 내수 경제는 살리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정책이다. 프랑스는 대공황 당시 이 제도를 도입해 직장인 휴가는 1985년 5주로 늘어났고 국내 경기는 살아나는 등 대성공했다.

정부는 1년 평균 14일가량 보장받는 연차휴가 중 8일밖에 사용하지 못하는(2014년 고용노동부 통계) 국내 직장인들이 휴가를 더 즐기게 되면 내수 경기가 살아나지 않겠냐는 복안을 갖고 있었다. 이에 지난 2013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때부터 ‘한국형 체크바캉스제도’를 140대 국정과제에 포함시켰고, 이듬해부터 실행에 옮겼다.

전용 온라인 사이트를 오픈하고 문체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등 부처 간 업무협의와 내부 운영위원회, 선정위원회를 만들었으며, 정책만화 신문광고 등 홍보를 통해 참여 기업체를 모집했다.

하지만 현재 이 제도는 흐지부지된 상태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한국형 체크바캉스제도에 252개 기업체 5540명이 신청해 180개 업체 2526명이 지원을 받았다. 신청 기업체는 상시 근로자 10명 이하가 123개로 68%를 차지하는 등 대부분 영세업체였다. 그리고이 제도는 2015년에는 폐지됐다.

관광공사 측은 ▷근로자 휴가지원사업에 대한 공감대 부족 ▷기업 참여 유인책 부족 ▷포인트 사용처 제한, 절차 복잡성 등 이용 불편 ▷중소기업 도산과 잦은 이직률로 근로자 참여율 저조 등의 이유로 제도가 활성화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취지는 좋으나 준비가 부족했고 휴가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같은 사회적 분위기도 뒷받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 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한 직장인 휴가 사용 촉진, 국내관광 활성화 정책은 반짝 이벤트로 끝나고 만 것이다.

김 의원은 “문체부가 추진하는 여가, 문화, 관광 활성화 사업 대부분이 막대한 예산만 쓰고 별 성과가 없는 원인은 직장인이 보장된 휴가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현실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벤트식으로 접근할 게 아니라 직장인이 처한 구체적인 현실에 들어맞는 정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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