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외교ㆍ안보ㆍ통일]줏대없는 안보…전작권 전환은 요원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박근혜 정부 임기를 1년여 남겨놓은 현재, 우리의 안보 현실은 줏대없이 표류하고 있다.

사드배치 문제,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 대응 등 전 방위에서 우왕좌왕하며 총체적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

약 10여년 전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당시 추진된 전시작전권 문제는 현재까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숙제다. 이명박 정부에서 한 차례 연기됐다가 박근혜 정부 들어 또 한 차례 연기됐다.

노무현 정권 당시인 지난 2007년 전작권 전환 시기는 2012년 4월17일로 명시됐었다. 그러나 2010년 이명박 정부는 전작권 전환 시기를 2015년 12월 1일로 연기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출범후인 2014년 10월 다시 전작권 전환 시기를 또 2020년대 중반으로 미뤘다.

2012년 4월 예정됐던 전작권 전환이 10년 후인 2022년 이후에도 여전히 언제가 될 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현존 세계 최강 전투기로 불리는 미공군의 F-22랩터가 지난 2월 17일 오산 공군기지에 전개해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정부는 2014년 10월 전작권 전환을 2020년대 중반으로 미루기로 하면서 미국 측에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기로 미국 측과 합의했다.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은 ▷안정적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 및 동북아 안보환경 필요 ▷전작권 전환 이후 한미연합방위를 주도할 수 있는 한국군 능력 구비 및 미국의 보완 및 지속능력 제공 ▷국지도발과 전면전 초기 단계 북한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국군의 필수 대응능력 구비 및 미국의 확장억제 수단과 전략자산 제공 및 운영 등 3가지 조건에 따라 전작권을 전환하는 것이다.

우리 군이 이 조건을 충족하려면 현재 미군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북한 지도부 및 군사시설 등의 탐지 및 정찰자산을 한국군이 단독으로 보유해야 하고, 탐지 및 정찰정보에 따라 북한 주요 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공격자산 또한 갖춰야 한다. 아울러 북한 측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이를 요격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춰야 한다.

북한 주요 군사시설에 대한 탐지 정보를 바탕으로 이를 선제타격하는 체계는 킬체인이다. 발사된 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군 고유의 방어체계는 KAMD이다.

이 때문에 우리 군은 2017~2021년 5년간 7조9000억원을 들여 킬체인(5조4000억원)과 KAMD(2조5000억원)를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킬체인에 필요한 정찰위성, KAMD에 필요한 요격 미사일은 우리 군이 2020년대 초반까지 국산 기술로 개발할 계획이다. 만약 킬체인과 KAMD의 국내 자체 개발력이 미진할 경우 정찰위성, 한국형 요격미사일 M-SAM(중거리지대공미사일), L-SAM(장거리지대공미사일)의 실전 배치도 미뤄지게 된다. 이 경우 우리 군이 전작권 전환에 필요한 핵심 능력을 갖추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전작권 전환은 2020년대 중반 이후에도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

미래의 전작권 전환을 논하기 이전에 현재의 우리의 안보 현실 또한 갈팡질팡하고 있다.

당장 우리 군의 당면과제인 북한 미사일 대응 능력을 구비하기 위해 주한미군 사드 배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사드에 대한 우리 군과 정부의 입장이 수시로 바뀌고 있어 국민적 신뢰 하락을 자초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주한미군 사드 배치에 대해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던 정부는 올해 1월 북한의 핵실험 이후 사드 도입 논의를 공식화했다. 또한 군 당국은 지난 2월 북한의 장거리로켓 시험 발사 이후 주한미군 측과 사드 도입 논의에 착수했고 3월에는 주한미군 사드배치를 위한 한미 공동실무단을 공식 출범시켰다.

한미 공동실무단은 출범 4개월 만인 7월 경북 성주군 성산포대가 사드 최적합지역이라고 발표했지만 성주 군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1개월여만인 8월 말에는 성주군 내 제3후보지 검토에 착수했다. 그리고 다시 1개월여만인 9월 말에는 사드 최적합지를 성주골프장 일대라며 결정을 번복했다.

안보에 대한 정부 측 입장이 수시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번복돼 결정된 성주골프장 일대가 성주군보다 김천시와 가깝다는 이유로 김천시민들이 결사반대 움직임을 가시화하고 있어 군 당국은 결정을 다시 번복할 상황에 놓여 있다. 성주 성산포대가 주민 반대로 번복된 만큼, 성주골프장 역시 김천 시민들의 반대로 번복될 가능성이 상존한다.

북한이 시시때때로 발사하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에 대한 군의 대응 역시 국민적 신뢰를 상실하고 있다.

북한 미사일 발사 여부와 미사일 탄종 및 궤적 파악 등에 있어 미국 등 주변국보다 신속하거나 정확하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당장 북한의 위협에 노출될 경우 우리 군이 독자적으로 대응할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 국민들의 의문은 점점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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