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조원 규모 美고등훈련기사업 3파전…국산 항공업체 KAI 날개달까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세계 최대규모의 미군 고등훈련기 사업이 내년으로 다가오면서 한국 유일의 전투기 제조사인 한국항공우주(KAI)의 참여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미 고등훈련기 사업은 미공군과 해군이 사용할 고등훈련기 약 1000대를 신규로 공급하는 약 38조원 규모의 사업이다. 미국 정부는 올해 말 입찰공고를 내고 내년 말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미 고등훈련기사업 참여자로 KAI가 선정되면 KAI는 세계적인 항공기 제조업체로 도약하게 될 전망이다.

또한 그 과정에서 미국의 선진 전투기 제조 노하우를 경험하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현재 자체 생산하고 있는 T-50 등 전투기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역시 KAI가 개발 중인 공군의 차세대 한국형전투기사업(KF-X)에도 날개를 달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항공우주(KAI)가 미 록히드마틴과 제휴해 공동 개발한 T-50A가 비행하고 있다.

군사력 세계 1위의 미군이 운용하는 고등훈련기 제조업체라는 이름값 또한 세계 전투기 시장에서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최고의 전투기 제조업체들이 각축을 벌이는 치열한 미공군기 입찰을 당당히 통과했다는 사실 자체가 전 세계적으로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전투기 한류’의 브랜드값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이 사업에 참가할 업체들은 KAI 외에 미국의 보잉사, 노스롭그루먼 사 등이다.

KAI는 현지 경쟁력 제고를 위해 미국 최대 방산업체 록히드마틴과 컨소시엄을 이뤄 미 공군기 시장에 진출한다는 복안이다.

이미 KAI는 입찰전에 출품할 모델 T-50A를 공개하고 진검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 동남아와 중동 몇몇 국가에 수출 실적이 있는 KAI의 T-50은 높은 기술력 뿐만 아니라 저렴한 가격으로 가성비 최고라는 국제적 평가를 받고 있다.

보잉, 노스롭 그루먼 등도 최근 각각 자체 개발한 고등훈련기 기종을 공개하며 내년 입찰에 맞춰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보잉은 스웨덴의 사브와 컨소시엄을 이뤄 강력한 시너지를 예고하고 있다. 보잉은 우리 공군 F-15 등 다양한 전투기와 민항기를 만들어온 항공기 업계의 산 증인이고, 사브 역시 그리펜 전투기를 생산하고 있어 기술적 측면에서 우수한 업체가 만난 셈이다. 다만 이들이 공개한 고등훈련기는 가격 면에서 KAI와 록히드마틴의 T-50A보다 경쟁력이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노스롭 그루먼은 미공군이 냉전 당시 운용했던 F-5, F-20 등의 제조사다. 또한 미 공군이 수십년간 사용한 T-38 훈련기도 만들었다. 이 때문에 미군에게 익숙한 훈련기를 제공하고, 장비 수리 등이 용이하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현재 3개 경쟁 컨소시엄 중에서는 KAI-록히드마틴 컨소시엄이 우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록히드마틴이 현재 미공군 차세대 전투기인 F-35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형평성 측면에서 보잉의 손을 들어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KAI는 이번 입찰에 기존 T-50을 업그레이드한 T-50A를 선보였지만, 보잉과 노스롭 그루먼 등은 완전히 새로 개발한 고등훈련기를 들고 나온다는 점에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KAI의 T-50A는 이미 국제적으로 입증된 T-50의 업그레이드 모델이란 측면에서 기술력과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고, 기존 모델의 개량이란 측면에서 개발비 또한 절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입찰전에서 경쟁사보다 더 저렴한 입찰가를 써낼 여력이 생겨 경쟁력을 더욱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보잉이나 노스롭 그루먼사의 기종은 이번 입찰을 위해 완전히 새롭게 개발된 기종으로 알려져 T-50A와의 기술적 격차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2개사 모델이 T-50A보다 압도적 기술력을 보일 경우 T-50A가 밀릴 가능성이 없지 않다. 다만 2개사의 새 기종 연구개발비 등을 감안할 경우 단가가 T-50A보다 높을 수밖에 없어 가격경쟁력 면에서 T-50A를 압도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KAI 측은 지난 6월 3개 경쟁업체 중 최초로 T-50A의 비행시험에 성공했다. 미 고등훈련기 경쟁기종 중 초도비행을 실시한 것은 T-50A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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