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토종 명차 캐딜락 CT6 만큼 팔리는 제네시스 G80

미국 출시 후 G80 두 달 연속 1000대 돌파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제네시스 G80가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 미국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캐딜락 플래그십 세단 CT6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순조로운 판매를 기록 중이다. 현대차그룹이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를 출범시킨 뒤 전통의 고급차 시장인 미국에서 G80로 본격 경쟁에 돌입하자마자 토종 명차와 대등하게 선전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 G80는 지난달 미국에서 1201대가 판매됐다. 전달 첫 판매에서 1497대를 올린 뒤 두 달 연속 1000대 이상의 판매량을 유지했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본국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캐딜락 CT6와 비교했을 때 G80의 기세가 결코 이에 뒤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진=제네시스 G80]

캐딜락 CT6는 지난 3월 35대 판매량으로 시작해 4월 285대, 5월 697대, 6월 962대로 쭉쭉 치고 올라왔다. 7월 827대로 일시 주춤했지만 8월 1242대로 1000대를 돌파했다.

같은 시기 G80는 8월 1497대를 판매해 CT6를 거뜬히 넘겼다. 미국 전체 미드사이즈 고급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G80가 5%로 4%인 CT6보다 앞섰다.

지난달에는 CT6가 1343대가 판매돼 G80보다 140대 정도 앞섰지만 여전히 G80는 CT6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특히 G80가 기존 미국에서 판매되던 제네시스(DH) 모델보다 가격이 4% 올랐는데도 이 같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어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 G80의 상품성이 상당 부분 인정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가격 측면에서는 G80가 CT6보다 유리한 요소가 있다. G80의 MSRP(생산자권장가격)는 4만1400달러부터 시작하지만 CT6는 5만3495달러부터 시작해 G80보다 1만2000달러 정도 높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G80가 가격경쟁력이 있다고 해도 캐딜락은 오랜 기간 미국에서 명성을 쌓아 온 차로 상당수의 고정 수요를 확보했다고 볼 수 있는데, G80가 CT6 수준 판매량을 낸다는 것은 고급차 시장에서 빠르게 연착륙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캐딜락 CT6]

실제 非 미국 브랜드 중 CT6를 위협하는 모델은 G80가 유일하다. 8월 성적에서 G80는 인피니티 Q70(439대), 재규어 XF(483대), 볼보 S90(194대)를 압도했다.

G80가 지금의 판매량을 더욱 끌어올린다면 나아가 아우디 A6까지 넘볼 수 있게 된다. 8월 판매량에서 G80와 A6(1960대)의 차이는 500대가 조금 못 됐다.

현재 미국 미드사이즈 고급차 시장은 BMW 5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렉서스 ES, 링컨 MKZ가 53.5%를 차지할 정도로 4개 모델이 주도하고 있다. 8월 판매량에서 ES가 5840대로 가장 많았고 E-클래스가 4623대, MKZ가 2754대, 5시리즈가 2606대 순이었다.

한편 지난달 말 출시된 제네시스 최상급 모델인 G90는 현재 10대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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