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 ‘경주 강진’ 당시 폭발위험 묵인한 채 가스공급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한국가스공사가 지난 9월 12일 경주 강진(强震) 발생 당시 고압가스 공급배관망 및 정압관리소의 내진설계 기준을 훌쩍 넘어서는 지진 계측값을 보고 받고도 폭발위험을 안은 채 가스공급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가스공사 본사 및 정압관리소, 지역 도시가스사업자들이 지진재난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비상대처계획(EAP)을 11년 동안이나 수립하지 않아 자연재해대책법을 위반해 온 것으로도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정유섭 새누리당 의원은 가스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확인됐다고 4일 밝혔다. 정 의원에 따르면 경주에서 리히터 규모 최대 5.8의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가스공사 경북ㆍ경남 지역 정압관리소의 지진계측기에서는 최대 351.062gal(리히터규모 7.1)의 지반가속도가 관측됐다.


지역별로는 가스공사의 정압관리소가 위치한 경남 김해에서 209.76gal가 계측된 것을 비롯, 경북 안강 227.791gal, 경북 용강 284.947gal, 경북 외동 351.062gal이 계측됐는데 이는 리히터규모 6.5~7.1에 해당하는 값이다.

문제는 가스공사의 정압관리소와 고압가스 공급배관망의 내진설계기준이 리히터규모 최대 6.5로 설계가 이뤄져, 해당 지역들은 내진설계기준을 초과해 고압가스가 폭발할 위험에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가스공사는 각 지역본부로부터 설계기준을 초과한 지진계측값을 보고받고도 가스공급 중단 시에 따른 발전소 및 도심 내 가구들의 일대 혼란을 우려해 중단 검토를 전혀 하지 않았다.

아울러 경주 지진의 전진과 본진이 발생하던 12일 밤 당시 지진재난이 발생한 가운데서도 가스공사 사장은 회사에 복귀하지 않다가 다음 날 새벽 6시 30분이 되어서야 복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배관망 및 정압관리소의 내진설계 기준을 초과하는 지진이 발생해 자칫 고압가스 폭발의 위험이 있던 긴박한 상황에서 가스공급 중단 여부를 최종결정할 권한이 있는 사장이 자리를 비웠던 것이다.

또, 국민안전처가 가스시설물 EAP수립 의무대상으로 가스공사 본사 및 생산․공급시설, 그리고 도시가스사업자로 규정했지만 가스공사가 이를 잘못 해석해 지난 11년간 생산기지만 EAP를 수립해 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 의원은 “가뜩이나 경주지진 이후 지진에 의한 가스관 폭발을 우려하는 시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마당에 천연가스를 안전하게 공급해야 할 공기업이 국민안전을 깡그리 무시한 처라”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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