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파행 후폭풍 안고 떠난 정세균의 得失…존재감↑ㆍ운신 폭↓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정세균 국회의장이 국회 파행의 한 가운데에 섰다. 가까스로 국정감사 일정에 복귀한 여야이지만, 여전히 조마조마한 살얼음판 형국이다. 그 중심엔 정 의장이 있다. 국회의장으로서 존재감은 확실히 키웠다. 역으로, 행동 하나하나가 ‘뇌관’이 돼 향후 운신 폭이 좁아지리란 전망도 나온다. 국감 파행 일주일, 정 의장의 ‘손익계산서’다.

우선 존재감은 확실히 키웠다. 집권 여당의 국감 ‘보이콧’과 이정현 대표의 단식 항의에도 끝까지 사과 의사 등을 표명하지 않았고, 결국 국회 정상화를 이끌어냈다. 국회의장이 취임 직후 이처럼 집중 조명받은 사례도 극히 드물다. 국회의장 취임 이후 정 의장은 국회의원 특권 개혁, 개헌 논의, 법인세 정상화, 사드 배치 등 연이어 화두를 꺼내 들었다. 김재수 장관 해임 건의안에서 촉발된 정 의장과 여당 간의 맞대응은 이 연장선에 있다. 끝까지 강대강 대치를 버텨내면서 정 의장은 국회의장으로서 강직한 이미지를 구축했다. ‘야권 국회의장’이 어떤 존재인지도 확실히 알리는 계기가 됐다. 


국회의장의 존재감을 키운 ‘대가’도 명확해 보인다. 국감 복귀 이후에도 새누리당은 지속적으로 정 의장을 향해 공세를 가할 전망이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ㆍ상임위 연석회의에서 “국회의장이 심판이길 거부하고 선수로 뛰려 한다”며 국회의장 중립성을 문제 삼았다. 더불어민주당은 “부당한 공세”라고 선을 긋고 있다. 전해철 더민주 최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 “명분 없는 파행이고 정치적 공세에 불과하다”고 했다.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도 지난 3일 3당 회동에서 “국회법 개정을 검토할 생각 없다”고 선을 그었다.

새누리당은 정 의장을 특정하는 차원을 넘어 국회의장 중립성 확보란 ‘명분’을 앞세웠다. 정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정세균 방지법’이란 명칭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국회법 개정 추진은) 원칙을 바로 세우고 의회를 발전시키자는 취지”라고 했다. 국회의장 중립성 확보란 명분으로 계속 국회를 ‘국회법 개정안 찬반 구도’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여야가 지속적으로 국회의장 중립성을 두고 공방을 벌이는 것 자체가 정 의장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향후 민감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재차 ‘여 vs 야’ 구도가 아닌, ‘여 vs 국회의장’ 구도로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당장 법인세 정상화가 오르내린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법인세 정상화를 당론으로 정했고, 정 의장 역시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예산부수법안을 지정할 상황이 오면 법인세가 대상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었다. 정 의장은 국회법에 따라 법인세 정상화를 예산부수법안으로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다. 여권이 반대하고 야권이 추진하는 현안임에도 정작 초점은 정 의장에게 모일 형국이다.

최영진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정 의장의 정치 스타일을 볼 때 이런 문제로 위축될 정치인은 아니다”며 “오히려 새누리당이 계속 사태를 키우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정 의장은 믹타(MIKTA) 국회의장회의 참석 차 지난 3일 출국, 5박 7일 간 호주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고서 오는 9일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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