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김천주민 반발은 무시? 성주, 김천 다른점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군 당국이 사드 배치지역으로 발표한 성주골프장 확보를 위해 이번 주 롯데 측과의 협상을 개시할 예정이어서 지역 주민들의 의견은 뒷전으로 밀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부지 소유주인 롯데 측 역시 사드 배치와 관련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군과 롯데 측의 합의는 사실상 시간 문제로 보인다. 만약 양측이 합의해 모종의 결론을 내릴 경우, 지역 주민들은 더 이상 사드 배치계획에 제동을 걸기 어렵게 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군은 사드 배치지역에 대한 지난 7월 1차 발표와 9월 2차 발표에서 지역 주민에 대한 소통 노력 면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군은 7월 1차 발표 당시에는 경북 성주군을 사드 최적지로 발표한 뒤 성주군민의 반발이 이어지자 지역주민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결정을 사실상 철회했다.

그러나 9월 2차 발표에서는 성주골프장이 있는 달마산을 최적지로 발표한 뒤 반발하는 김천시민과의 소통 과정보다는 부지 소유주인 롯데 측과의 협의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1차와 2차 발표에서 주민들과의 소통에 대한 군의 태도가 완전히 달라진 셈이다.

군과 정부는 1차 발표 후 성주군민의 반발이 일어나자 국무총리, 국방부 장관 등이 찾아가 주민들과의 대화를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총리와 장관이 계란 세례와 물병 세례를 당하고, 이들이 타려던 차량이 주민들에 둘러싸여 6시간여 고립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후에도 대화 노력은 계속되어 성주 현지에서 국방부 장관과 성주군민과의 간담회가 열렸다. 또한 장관 간담회, 주민 토론회 등을 거쳐 제3의 장소 검토 요청이 공식 제기되자 군은 이를 수용했다.

그러나 김천에서는 그런 양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장관은 김천 현지에 내려가 김천 주민들을 만나지 않았다. 다만,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를 항의 방문한 김천시장, 김천시의회의장 등을 만났을 뿐이다. 국무총리와 국방부 장관이 김천 현지를 찾지도 않았다. 물론, 주민과 장관의 간담회 등도 열리지 않았다.

박보생 김천시장이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김천 주민대표단의 일원으로 지난 1일 상경해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한민구 장관과 면담을 갖고 있다. [사진=국방부]

이렇게 군 당국의 태도가 성주와 김천에 차별적으로 나타나는 이유는 ▷최종 발표된 성주골프장이 행정구역상 경북 성주에 속해 있다는 점 ▷1차 발표 당시 성주 성산포대는 성주군민 밀집지와 2~3㎞ 거리였지만, 성주골프장은 김천시민 주거지와 5~7㎞ 거리라는 점 ▷성주군민과 김천시민의 반발은 질적으로 다르다는 점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군은 지난 30일 성주골프장이 있는 달마산을 성산포대의 대안으로 확정하고 “(성주) 지역 주민의 뜻을 모아서 제3의 부지 검토를 요청한 성주군수에게 사드 입지 선정결과를 설명한 것이 공식 발표”라고 설명했다. 김천시장 등 김천 측 사드반대 시민들은 발표 직전까지 국방부 측의 방문 및 설명을 거부했지만, 발표가 강행된 셈이다.

성주골프장이 김천시민 밀집지역과 5~7㎞ 이상 떨어진 것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지역 주민들은 군사시설이 들어옴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재산 가치 하락 등 다양한 반대 사유를 들고 있지만, 군 당국은 사드가 들어서더라도 전자파 영향은 미미하다는 논리로 일관하고 있다.

군 당국은 사드 관련 미국 측의 안전 기준에 따라 사드 레이더 각도를 지표면에서 5도로 유지할 때 반경 100m 밖에서는 인체에 유해하지 않고 민간 항공기와 전투기의 경우 각각 고도 2.4㎞, 5.5㎞ 밖에서는 전자장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군은 또한 인구 4만5000여명의 성주군민 대부분이 반대하는 1차 발표 당시와 인구 14만여명의 김천시민 중 일부가 반대하는 2차 발표 당시 반대 분위기는 다르다고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성주와 김천의 반대 분위기는 다르다”며 “일단 전자파 영향도 김천의 경우 미미하고 반대하는 사람들 역시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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