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식 부자 조세정의 ②]美 백만장자 수천명 소득세 안 낸다…“누구도 이해 못하는 복잡한 세법”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미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 18년 간 조세를 회피했다는 논란이 일면서, 미국 내 부유층의 조세 회피 실태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미국인의 절반은 소득세를 내지 않고 있다”는 트럼프의 말마따나(2012년 트위터), 미국 전체 납세자의 46% 가량은 연방 소득세를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 가운데 상당수는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저소득층이다. 비영리 싱크탱크 조세정책센터에 따르면, 2011년을 기준으로 연방 소득세를 부과받지 않은 납세자는 7500만 명에 달하고, 이 가운데 62% 이상인 4710만 명 가량은 연소득이 2만 달러(2200만 원) 이하다. 이들은 소득세 부과 대상에 해당되지 않거나, 근로장려세제(EITC)의 수혜 대상이다.

[사진=게티이미지]

문제는 고소득자 중에도 세금을 내지 않는 이가 부지기수라는 것이다. 연소득 10만 달러(1억1000만 원) 이상의 고소득자 중 연방 소득세를 내지 않은 사람은 43만3000여 명, 연소득 100만 달러 이상의 백만장자 중 소득세를 안 낸 사람은 4000여 명에 달한다.

고소득자는 비록 숫자는 적지만 납세를 하지 않음으로써 챙겨가는 이익은 엄청나다. 미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소득 상위 20%가 세금 공제, 조세 회피 등을 통해 받는 이익은 전체 소득자가 갖는 절세 효과의 절반 이상이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연방세를 부과받지 않는 개인퇴직금적립계정이나 지자체 채권을 통해 소득이 발생해 연방 소득세 납부를 피할 수 있다. 또 낮은 양도세율로 인한 절세 효과도 톡톡하다.

조세정책센터의 로버트 윌리엄스는 트럼프처럼 ‘영업 손실’을 통해 조세를 회피하는 사례도 상당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부동산 개발업자의 경우 부동산 가치가 오르고 있음에도 떨어지고 있는 것처럼 ‘서류상 손실’을 꾸며내 소득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윌리엄스는 “우리는 누구도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극도로 복잡한 세법을 갖고 있다. 이는 우리가 왜 세금을 내야 하는지를 이해할 수 없게 만든다는 점에서 옳지 않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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