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러시아와 시리아휴전 재개협상 중단…신(新)냉전체제 가속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미국이 시리아 휴전을 놓고 러시아와의 협상을 전격 중단했다. 같은날 러시아는 미국과의 무기급 플루토늄 폐기협정을 잠정 중단하면서 두 국가 간의 신(新)냉전체제가 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러시아와의 협력을 중단한다”면서 “이는 결코 가볍게 내린 결정이 아니다”고 밝혔다. 커비 대변인은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군이 알레포 민간인 지역에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휴전 재개와 인도적 구호물자 지원을 놓고 지난달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협상 결렬의 책임이 러시아에 있다는 것이다. 미 국무부는 향후 양국 공동지휘사령부 창설 시 투입하기 위해 파견했던 인력도 철수한다고 선언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러시아에 대한 모두의 인내심이 다 해 간다”고 비판했다.

[사진=게티이미지]

러시아는 즉각 반발했다. 마리아 자카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협상 결렬의 책임이 오히려 미국에 있다고 반박했다. 자카로바 대변인은 “미국의 이번 결정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미국이 스스로 한 합의사항을 이행하는 데 실패해 놓고 이제 와 책임을 다른 누군가에 떠넘기려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시리아를 둘러싼 러시아와 미국 간의 신경전이 격해지는 사이, 러시아는 미국과 지난 2000년 체결한 미국과의 무기급 플루토늄 폐기협정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령을 통해 협정 중단을 선언하고 “러시아를 향한 미국의 비우호적인 행동으로 전략적 안정성에 위협이 가해지고 있다”며 “미국이 무기급 플루토늄 잉여분 폐기에 대한 의무를 이행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러시아 양국은 지난 2000년 8월 무기급 플루토늄 잉여 보유분을 폐기하거나 원자력 발전 연료용으로 변환하는 협정에 서명했다. 특히 기밀이 해제된 34t씩의 플루토늄을 폐기하기로 합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해제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 영토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병력을 감축해야지만 협정을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임시휴전 종료 이후 러시아의 지원을 받고 있는 시리아 정부군은 내전의 중심지인 알레포를 집중공습하고 있다. 시리아 반군 세력이 주둔한 알레포 동부에서는 시리아 정부군의 공습으로 한 주 사이 주요 병원이 파괴되고 어린이 338명이 사망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내전 모니터링 단체에 따르면 현재 알레포 동부에는 25만 여명의 시리아 시민들이 고립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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