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씨 사망 이후] [단독] 서울대병원 “백남기 사인, 향후 논의 없다”…주치의에게 떠넘겨

-“사인 관련 추가 논의 없다”…서울대병원 논란에 선그어

-유족 “병원장 찾아가 사망진단서 수정 요구” 대응 나서

-논란 계속되면 부검 관련 경찰-유족 ‘평행선’ 계속될듯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지난해 11월 1차 ‘민중총궐기 시위’ 중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혼수상태에 빠진 끝에 숨진 농민 백남기 씨의 사인과 관련해 서울대병원이 “더 이상의 추가 논의나 수정 권고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대병원ㆍ서울대 의대 합동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가 “대한의사협회의 사망진단서 작성 지침을 위반했다”고 밝혔지만, 서울대병원이 사망진단서 수정 계획이 없음을 밝히면서 책임 회피 논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4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백 씨의 사인 논란과 관련해 “향후 병원 차원의 추가 논의나 사망진단서 수정 권고 계획은 전혀 없다”며 “관련 논의는 특조위에서 이미 끝났다”고 밝혔다. 사망진단서 작성 상의 잘못은 인정했지만, 수정 권고나 추가 논의는 없다고 입장을 정리한 것이다. 

[사진=지난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ㆍ서울대 의대 합동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백 씨의 직접 사인을 심폐정지라고 기록한 것은 사망진단서 작성 지침 위반”이라는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특조위는 “주치의인 백 과장이 기록한 사망진단서에 대해 수정 권고는 내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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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이 백 씨의 사망진단서 논란에 선을 그으면서 사망진단서를 작성한 백 과장에게 책임을 떠넘긴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진상규명 책임자 및 살인정권 규탄 투쟁본부(이하 투쟁본부) 측의 한선범 한국진보연대 정책국장은 “직접적인 책임을 회피하려는 서울대병원의 결정에 크게 실망했다”며 “오늘 오후 서울대병원장을 찾아가 사망진단서 수정을 직접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병사로 기록된 사망진단서 수정이 불투명해지자 부검영장 집행을 둘러싼 갈등도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당장 4일까지 협상주체를 선정해 달라는 요청을 했지만, 아직 아무런 답변이 오지 않았다”며 “시한이 지나더라도 갑작스런 영장 집행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유족과 투쟁본부는 협상에 응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투쟁본부 관계자는 “부검을 전제로 한 협상에 우리가 응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경찰이 제시한 시한과 상관없이 앞으로도 협상에 참가할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특조위는 지난 3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백 씨의 직접 사인을 심폐정지라고 기재한 것은 의협이 작성한 사망진단서 작성 지침과 다르다”고 결론내렸다. 그러나 “담당 의사가 특수 상황에 대해 진정성을 갖고 사망진단서를 작성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주치의가 기록한 사망진단서에 대해 수정 권고는 내리지 않는다”고 애매모호한 조사 결과를 발표해 혼란을 가중시켰다.

지난달 25일 작성된 백 씨의 사망진단서에는 백 씨의 직접 사인이 심폐정지, 중간선행사인은 급성신부전으로 기록돼 있다. 백 씨를 담당했던 백선하 서울대병원 신경외과장은 이를 토대로 백 씨의 사인을 ‘병사’라고 기록했다.

이에 대해 이윤성 특조위원장(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은 “백 과장의 병사 판단이 일반적인 사망진단서 작성 지침과 다르다”며 “나였다면 외인사로 쓰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백 과장은 “유족이 적극적 치료를 거부했기 때문에 병사로 기록했다”며 “치료를 모두 했었더라면 나도 외인사라고 썼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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