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 백령도의 물범(海豹)

국토의 서쪽 든든한 막내 백령도에서는 야생동물 교통사고가 가끔 일어난다. 노루와 사슴 등이 온 사방을 제 안방 처럼 뛰어다니다 눈에 생소한 자동차와 불행한 조우를 하는 것이다.

백령도 노루들에게 차는 낯설고 사람은 무섭지 않다. 민감한 꿩 조차 사람이 다가가도 그리 놀라지 않는다. 그냥 닭 같다.

백령도의 야생동물들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예로부터 백령도 자원이 넉넉하기에 주민들은 야생동물을 해치지 않았다. 농사로 지은 수확물, 바다에서 얻은 어패류ㆍ다시마면 됐지, 더 이상 욕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극지방 또는 해외 오지를 담은 자연다큐멘터리에나 나오는 물범을 백령도에서 볼 수 있다. 잘 보호됐기 때문이다.

물개와 닮았는데, 좀 더 크다. 백령도에서 물범을 발견하는 일은 어렵지 않은데, 이방인들로선 처음보는 장면이라 물개 박수가 나온다.

백령도 두무진 해변 바위에 출몰하는 물범들은 이방인의 환호와 카메라 셔터 소리에도 꿈쩍하지 않는다. 몇몇 개구쟁이는 오히려 고개를 돌리고 몸을 움직이며 재롱을 피운다.

물범은 해표(海豹)라고도 물리며 천연기념물 제331호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이다. 대부분 한대지방에 서식하나 소수는 백령도 등 온대지방 연안에 산다. 백령도에서는 한해 ‘점박이물범’ 200~300여 마리가 발견된다.

얼굴 바깥으로 형체가 드러난 귀(耳)가 없고 목이 짧다. 앞다리는 앞으로, 뒷다리는 뒤로 나 있어 방향전환이 수월치 않으며 육상생활이 불편하다.

최근 제주 중문에서 구조됐던 물범 ‘복돌이’가 민ㆍ관 합동의 극진한 치료를 받은 뒤 백령도로 방생되기도 했다.

보호하려는 마음이 있는 한, 한국도 ‘내셔널지오그라피’ 화면에나 나올 만한 생물들을 많이 목격할 수 있는 나라이다.

함영훈 선임기자/ a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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