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정부ㆍFARC ‘협장 지속’ vs. 내전 피해자 ‘복수 원해’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최대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와의 평화협정에 반대한 국민투표 결과에 FARC와의 평화협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산토스 대통령이날 성명을 통해 “모두 평화를 원한다”라며 “내일 정치 관계자들을 모두 불러모아 평화협상을 진행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FARC와 콜롬비아 제 2 게릴라 단체인 국민해방군(ELN)도 트위터를 통해 “평화협상을 지속하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협정에 반대한 여론은 반군에 적합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평화협정 반대진영인 민주중앙당은 성명을 통해 “국민투표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라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협정의 방향을 재조정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FARC의 정치 참여와 법적 면제가 허용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2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정부군과 FARC의 평화협정에 대한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 결과에 환호하는 반대파 시민들. 콜롬비아 정부와 FARC의 평화협정은 50.24%의 반대로 부결됐다. [사진=게티이미지]

52년 간 이어진 내전을 끝낼 것만 같았던 콜롬비아의 평화구상은 국민투표로 좌절됐다. 이날 콜롬비아 정부와 FARC의 평화협정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묻는 국민투표에서 50.24%가 협정에 반대하고 49.75%가 찬성을 해 부결됐다. 콜롬비아 신문사인 엘문도 지는 “5만 5000표 차로 추표는 접전을 벌였다”라며 “산토스 대통령은 협정을 통과시키기 위해 선거법도 고치고, 공직자들의 투표도 허용했지만 소용없었다”라고 지적했다.

콜롬비아 정부와 FARC의 협정안은 FARC 반군들이 향후 6개월 간 정부가 세운 전국 재활센터에 수용될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FARC를 정당조직으로 인정하고 콜롬비아 주류 정치에 편입할 수 있도록 법적 책임을 면제해줄 방침이었다.

엘문도 지는 이러한 협정 내용이 콜롬비아 반군에 피해를 본 다수 국민의 반감을 샀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알베로 우리베 전 대통령과 야당인 민주중앙당은 FARC와 악연이 깊다. 우리베 전 대통령의 경우, 자신의 가족 전원이 FARC에 납치당한 적이 있는데다 자신의 부친이 FARC의 총격에 살해당했다. 우리베 전 대통령은 “평화협정이 전쟁 범죄자들을 사면한다”며 산토스 대통령의 평화협정안에 반대했다. 이에 산토스 대통령은 우리베 전 대통령과 반대진영을 “평화의 적들”이라고 비판했다.

엘문도 지는 찬성파를 “평화의 수호자”와 반대파를 “평화의 적”으로 이분하는 산토스 대통령의 프레이밍이 패착이었다고 비판했다. 산토스 대통령의 발언은 FARC와 ELN 등 반군으로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 처벌을 원하는 이들을 ‘평화의 적’으로 매도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는 것이다. 매체는 “이번 투표로 우리베 대통령은 2018년 대통령 선거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의실현에 조금도 다가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엘문도 지의 살루드 에르단데즈 특파원은 CNN에 2일(현지시간) 이같이 말했다. 그는 ELN에 납치된 적이 있다. 에르난데즈는 “전쟁의 비극 속에서 고통의 눈물을 흘린 실종자 가족, 피해자 유가족들은 걸어다니는 송장과도 같다”며 “이 바보 같은 전쟁은 절망은 넘어선 참사 그 이상”이라고 말했다. 평화협정이 52년 간 이어진 내전의 상처를 치유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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