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백남기 부검 영장, 유족 동의 없으면 집행 불가”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에 참여했다가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숨진 고(故) 백남기(69ㆍ사진) 씨 시신 부검영장이 전 과정에서 유족 동의를 구하지 못할 경우 집행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대법원에서 입수한 백씨의 부검영장 사본 중 일부를 공개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첫 공개된 이 문건은 법원이 지난달 28일 백씨의 부검영장을 발부하며 조건으로 내건 ‘압수수색 검증의 방법과 절차에 관한 제한’이란 제하의 문서다.


법원은 “사망 원인 등을 보다 명확하게 하기 위해 부검을 실시하되, 부검의 객관성과 공정성, 투명성 등을 제고하기 위해 부검의 방법과 절차에 관해 아래 사항들을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법원이 제시한 조건들로는 우선 유족이 시신 보관 장소인 서울대병원에서 부검하기를 원하는 경우 부검 장소를 서울대병원으로 변경하고 그 장소에서 부검하라고 제한했다.

또 유족이 희망하는 경우엔 유족 1∼2명과 유족이 지명하는 의사 2명, 유족이 지명하는 변호사 1명을 부검에 참여시켜 참관하도록 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아울러 부검에 의한 사체 훼손은 사망 원인 규명 등 부검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으로 해야 하고, 부검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특히 법원은 부검 실시 이전과 진행 과정에서 부검의 시기와 방법, 절차, 부검 진행 경과 등에 관해 유족 측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박주민 의원은 ”마지막 조항의 경우 단순히 가족의 의견을 듣기만 하고 검·경이 마음대로 부검의 시기와 방법 등을 정하라는 게 아니라 부검 실시 이전부터 가족과 충분히 논의해 결정하라는 취지“라며, 이런 해석을 근거로 법사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 일부가 4일 서울고검국정감사에서 “국가 공권력을 집행하는데 당사자들과 협의하면서 할 수 있나” 등의 주장은 사실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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