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외교 핵심 베이징서 고위 간부 연이어 탈북’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북한 외교활동의 중심지인 중국 베이징에서 활동해온 북한 고위 간부 2명이 지난달 말 연달아 가족과 함께 망명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5일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베이징 주재 북한 대표부 간부 2명이 탈북, 일본행을 타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내각 보건성 1국 출신으로 알려졌다. 대표부 간부는 외교관은 아니지만 무역, 경협 등 북한의 교류ㆍ협력 업무를 담당한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국제사회의 제재로 해외에서 활동하는 북한 공관의 분위기가 매우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중 사정에 정통한 한 인물은 “대북제재가 강화되면서 외화벌이에 나서는 무역일꾼들이 흔들리고 있다”며 “베이징이나 선양의 북한 공관에서 긴장이 조성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 탈북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지난 4월 중국 내 북한식당 종업원 집단 탈북과 8월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근무하던 태영호 공사의 망명에 이은 대형 탈북이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사실이라면 북한 정권 최측근이 탈북한 것이기 때문에 저희들도 크게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탈북관련 소식에 ‘주목하고 있다’는 표현을 쓴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이는 이번 탈북을 최근 제5차 핵실험 등 잇따른 북한의 도발과 그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화되면서 북한 상류층이 동요하고 있다는 징후로 정부는 보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특히 태 공사 망명 이후 북한이 해외 체류 외교관과 주재원, 가족 등에 대한 대대적인 검열 등 대책을 세웠지만 엘리트층 탈북을 막지 못한 셈이 돼 고위층 탈북행렬이 가속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탈북과 관련된 구체적인 사실을 박근혜 대통령이 알고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통일은 여러분 모두가 어떠한 차별과 불이익 없이 동등하게 대우받고 각자의 역량을 마음껏 펼치며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직후 태 공사 망명 사실이 공개됐다.

이번 탈북설이 불거지기 전인 지난 1일 68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는 북한 주민들에게 “자유로운 터전으로 오라”고 말했다. 북한 군인과 주민에게 김정은 체제를 버리라는 말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정부가 북한 내부 동요에 대한 판단이 깔린 것 아니냐는 추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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