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가디언 “두테르테, ‘비밀경찰대’ 만들어 마약범 처단”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비밀 경찰부대를 만들어 마약범들을 주로 총살하는 업무를 일임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가디언 지는 4일 익명을 요구한 고위급 필리핀 국립경찰(PNP)의 발언을 인용, 두테르테가 대통령으로 취임한 후 PNP 산하에 10개 비밀 전담팀을 만들고 ‘마약과의 유혈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경찰관은 두테르테가 구성한 비밀전담팀 소속으로, 마약 밀매범이나 마약 복용자, 마약 밀매 혐의가 있는 용의자들을 사살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석 달간 총 87명의 마약 관련범을 사살하는 데 자신이 개입돼 있다고도 전했다. 


그는 가디언 지에 경찰들은 “대천사 미카엘과 가브리엘”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약범들이 비밀 경찰대가 처단함으로써 범죄를 발본색원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예컨대, 상부 측에서 범죄자의 사진이나 신상명세서가 전달되면 우리 그룹에 소속된 일원이 범죄자들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에 잠복해 사실여부를 확인한다”며 “(마약 밀매나 불법행위에 연루됐다고 판단되면)우리만의 방법으로 정의를 실현한다”고 말했다.이어 “우리는 정부로부터 그렇게 하도록 명령을 받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를 포함한 비밀경찰대들이 자신의 임무가 범죄자들을 ‘사살’하는 것이 아니라 아닌 범죄를 ‘무력화’(neutralize)하고 있는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두테르테 정권이 ‘마약과의 유혈전쟁’을 선포한 이후 지난 7월 1일부터 9월 말까지 최소 3600명이 사살됐다. 이들 중 절반이 넘는 2233건은 미확인 경찰 및 범인에 의한 살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PNP는 당시 사살범들을 쫓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와 관련된 보고서는 단 한 건도 발표되지 않았다. 현지 신문인 인콰이어는 매주마다 사살된 마약 밀매범 및 범죄자의 목록을 공지하고 있다. 지난 3일에만 총 5명의 마약 밀매혐의자가 사살됐으며, 이들 중 3명이 신원미상의 인물에게 사살됐다. 사살된 이들 중 2명은 혐의가 확실하지 않은 상태였다.

한편, 로널드 델라로사 PNP 경찰총장은 비밀경찰조직의 존재를 전면 부인했다. 델라로사는 비밀경찰대가 “미디어가 허위로 만든 창조물”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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