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기재부 국감, 증세론 최대 이슈 부상…재정적자-국가부채 급증에 증세론 격돌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국회의 국정감사 정상화 이틀째인 5일 기획재정위원회의 기재부 국감에서는 증세론을 둘러싸고 여야 및 정부가 격돌했다. 특히 야권은 법인세와 소득세의 증세를 밀어부칠 태세여서 향후 정국의 최대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날 야당 의원들은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는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늘어나는 복지수요에 대응하려면 증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일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여당 의원들은 가뜩이나 경기가 부진한 데다 세계적으로도 법인세를 내리는 추세에서 한국만 올릴 경우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한다며 증세 반대론을 폈다.


야당 의원들은 이명박정부가 법인세율을 25%에서 22%로 내린 이후 세수가 위축된 반면 재정적자가 급증했다며 대기업 법인세율의 인상 필요성을 주장했다. 소득세도 48%에 이른 면세자를 줄이는 방안과 고소득자 중심의 세율인상 필요성을 제기했다.

기재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재정수지(관리재정수지)는 노무현~이명박 정부 때만 해도 매년 균형 또는 10조원 안팎의 적자를 보였으나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매년 적자규모가 30조원대로 급증했다. 적자 규모는 2013년 21조1000억원에서 2014년 29조5000억원, 2015년 38조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39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현정부 4년 동안의 적자 규모가 127조원에 달한 것이다.


복지 등 쓸 곳은 많은데 세수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해 적자가 급증한 것이다. 이를 메우기 위해선 적자국채를 발행해야 하고, 이는 국가부채 급증으로 이어졌다. 적자국채 발행 규모는 2012년 13조8000억원에서 2013년 24조5000억원, 2015년엔 39조6000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28조원에 달했다. 국가부채는 2012년 443조원에서 작년엔 591조원을 넘어 600조원에 육박했다.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법인세와 소득세의 비중도 역전됐다. 2011년 법인세는 45조원(23.3%)으로 소득세 42조원(22.0%)를 크게 앞섰으나 지난해엔 법인세가 45조원(20.7%)으로 4년 전과 같았지만, 소득세는 61조원(27.9%)으로 20조원 가까이 늘었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국감에서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누적, 대기업에 대한 비과세ㆍ감면 집중, 면세자 증가 등에 대해 집중포화를 날렸다. 동시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법인세와 소득세의 최고세율 구간 신설과 세율 인상을 당론으로 발의한 상태다.

이에 대해 정부와 여당은 경기가 침체한 상태에서 세율 인상은 불가하다는 ‘증세 불가론’을 폈다. 특히 세율을 올릴 경우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돼 경기에 큰 충격을 줄 수 있고, 한국만 법인세를 인상할 경우 외국인 투자 위축 등 부작용이 많다고 주장했다.

유 부총리는 최근 코리아 세일페스타 현장을 점검하며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도 중견기업이 힘든 상황에서 법인세율 인상은 아니라고 본다”며 “법인세와 소득재분배는 거의 관련이 없고 오히려 투자왜곡이 일어날 수 있다”고 증세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소득세에 대해서도 “지금도 소득세율이 OECD 평균보다 높다”며 “세율을 올릴수록 노동의욕이 저하된다”고 강조했다.


최상목 기재부 제1차관도 국감에 앞서 4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증세론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최 차관은 “법인세가 소득 재분배 효과가 있는지 논란이 상당하지만 법인세를 통해 재분배를 강화하겠다는 노력은 일반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전반적인 과세기반 확대가 필요하다”면서 “조세심의 과정에서 충분히 논의하고 정부 입장을 설득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최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통과에서 보듯 야권이 증세를 포함한 세법개정안을 밀어붙일 경우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있다. 이날 국감의 증세론 대결은 또다른 여야 격돌의 신호탄인 셈이었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