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을 1000개 가닥으로……반도체 10나노 경쟁 불붙었다

10나노 경쟁이 시작됐다. 머리카락을 1000개 가닥으로 나눈 것보다 조금 더 얇은 금실을 회로에 그려 만드는 최첨단 반도체 공정에서 나온 다양한 제품들이 내년에 선보일 최신 스마트폰에 앞다퉈 실린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초 선보일 차세대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8에 10나노 공정에서 만든 엑시노스 AP(메인 프로세서)와 퀄컴의 새 AP를 사용할 전망이다. 보다 미세한 공정에서 가공한 최신 반도체로 보다 성능은 뛰어나면서도 발열과 전력 소모를 줄여 보다 얇고 오래가는 스마트폰을 만드는 것이다. 10나노 공정 엑시노스8890은 연산처리는 물론, 동영상 재생에서도 전작 대비 뛰어난 성능을 발휘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도 10나노 공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미디어텍은 차세대 스마트폰 통합칩 헬리오X30을 TSMC 10나노 공정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또 애플이 2014년 선보인 아이폰6 모델의 흥행을 되찾기 위해 벼르고 있는 아이폰8에 들어갈 최신 AP도 TSMC 10나노 공정의 첫 작품이 될 전망이다. 다만 본격 양산 시점은 삼성전자보다 약 1년 여 늦은 내년 하반기다.

앞서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인 인텔도 10나노 공정을 이용한 파운드리 사업 강화를 발표하면서, 그 대표 파트너로 LG전자를 꼽은 바 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LG전자가 개발 중인 스마트폰 AP 뉴클런2, 또는 TV 및 영상기기에 들어가는 반도체 제품이 내년 하반기 즘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한편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중 본격 양산에 들어가는 10나노 파운드리와는 별개로, 2~3년 후를 선점하기 위한 7나노 경쟁도 벌써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 미세공정의 핵심 장비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신규 주문했다. 약 2000억원이 넘는 초고가 장비로, 7나노 차세대 공정 개발을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인텔도 비슷한 장비를 대거 발주, 7나노 경쟁에 뛰어든 바 있다. 차세대 공정에 집중 투자해, 대만 TSMC와 삼성전자가 양분하던 초미세 파운드리 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10나노 양산이 당초 계획보다 약 6개월에서 1년 빨라짐에 따라 7나노 역시 그 이상 당겨질 수 있다”며 “여기에 인텔과 TSMC, 그리고 삼성전자와 기술을 공유했던 또 다른 파운드리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즈까지 7나노부터 독자 개발을 천명하면서, 앞으로도 반도체 시장의 미세공정 속도 경쟁은 더 뜨거워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정호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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