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글로벌화 멀고 먼 국내은행 해외점포

국내은행의 글로벌화의 길이 멀고도 멀다. 금융당국이 은행혁신성 평가에 해외진출을 포함시키며 등을 떠밀지만 질적인 변화는 찾아보기 힘들다.

우선 실적이 제자리 수준도 아닌 뒷걸음질이다. 벌써 2년째다. 지난해 은행 해외점포의 당기순이익은 5억7000만 달러로 2014년 6억3000만 달러에서 6000만 달러가 줄어들었다. 10% 가까운 감소폭이다.

올해는 더 커지고 있다. 상반기(1∼6월) 해외점포의 당기순이익(금융감독원 집계)은 3억10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7.5%(7000만 달러) 감소했다. 브렉시트로 요동쳤던 영국(3540만 달러 적자)의 적자전환 요인을 제외해도 전반적인 하락 추세는 분명하다. 해외점포의 자산건전성을 보여주는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1.3%로 6개월 전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해외점포가 본점의 이익증대에 효자 노릇을 한다는 평가도 없지 않다. 실제로 해외점포들은 은행 총 자산의 5%에도 미치지 못하는 돈을 가지고 은행 총 당기순이익의 20% 가량을 벌어들인다. 하지만 글로벌 은행들의 총수익 대비 해외 점포 수익 비중은 30%에 가깝다. 2014년말 기준 씨티그룹은 54.9%이고 미쓰비시그룹도 28.4%에 달한다. 요즘 글로벌화 위기상황이라는 HSBC도 21.7%나 된다.

질적으로는 평가할 게 별로 없다. 은행 해외점포의 영업은 주로 현지 진출 자국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저금리 시대라고 하지만 아직도 동남아시아 해외 점포 대부분은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율을 유지하고 있다. 금리가 높으니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높다. 베트남은 4%, 미얀마는 15%를 넘나든다고 한다. 우리의 경우 1.6% 수준이다. 이익도 그만큼 손쉽게 생긴다.

지점을 늘려 글로벌화에 성공한 은행은 하나도 없다지만 그 디딤돌없이 현지법인으로 가기는 힘들다. 한국 은행들의 전체 해외 점포 수는 6월 말 현재 39개국에 173곳이다. 반면 중국은 공상은행 한 곳만 40개국 331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갈 길이 까마득하다는 얘기다. 그러니 현지화는 더 먼 소리다.

물론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니다. 신한은행이 인도네시아 뱅크메트로익스프레스(이하 BME)와 센트라타마내셔널뱅크(이하 CNB)와 합병을 추진하는 등 지점 형태를 벗어난 현지화 모델을 진행 중이고 NH농협금융도 중국 궁샤오그룹을 전략적 파트너로 한 패키지 방식의 중국 진출을 추진중이다.

이제는 질적인 변화를 보일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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