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임창정의 기교 없는 발라드가 대중의 가슴을 적시는 이유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 기자] 박효신의 등장으로 음원차트 순위가 조금 바뀌었다. ‘숨‘(박효신) ‘우주를 줄게’(볼빨간사춘기) ‘내가 저지른 사랑‘(임창정)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한동근)가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정통 발라드를 부르는 임창정과 팝페라 창법을 선보이며 역주행의 신화를 쓰고 있는 한동근의 노래는 꽤 오래 음원차트에 머물러 있다.

‘갓창정’으로 불리는 임창정은 작년 가을 대중의 마음을 촉촉하게 적신 ‘또 다시 사랑’에 이어 또 다시 정통발라드 ‘내가 저지른 사랑’로 올 가을 감성을 책임지고 있다.

‘내가 저지른 사랑’은 ‘또 다시 사랑’의 연장선에 있는 발라드다. 멀게는 ‘소주 한잔’(2003년)과 닿아있다.

임창정은 지난 1997년 3집 앨범 ‘Again‘의 ‘그때 또 다시’로 가요톱10 5주연속 골든컵과 그해 KBS 가요대상을 수상했고, 2003년 10집 ‘BYE‘의 타이틀곡 ‘소주 한잔’의 히트 후 그해 가수 은퇴를 선언하며 배우로 전향했다. 이후 6년만인 2009년 은퇴를 번복하고 가수로 복귀했지만 처음부터 잘 된 것은 아니었다. 임창정이 다시 대중에게 조금 더 가까이 온 것은 ‘히든싱어‘에서 ‘용접공 임창정’ 조현민과 함께 노래를 부르면서다.

하지만 그는 결국 솔직 담백한 가사와 특유의 애절 보이스가 합쳐진 ‘임창정표 정통발라드‘로 2016년 대중의 감성을 여전히 건드리고 있다.

임창정을 보면 변화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변화와 변신을 강박처럼 달고 사는 연예인들이라면 한번쯤 고민했을법한 이 명제를 임창정은 슬기롭게 해결했다.

임창정도 계속 음반을 발매하면서 자신의 발라드가 조금씩 비슷해지고 있는 점을 느꼈을 것이다. 이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임창정의 강점, 즉 발라드의 촉촉한 감성과 그에 어울리는 목소리, 유려한 멜로디로 지금의 대중에게도 사랑받고있다.

‘내가 저지른 사랑’도 기승전결 형식을 갖춘 전형적인 발라드다. 어찌 보면 90년대 발라드와 그리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편법을 쓰지 않는, 너무나 솔직한 발라드다.

하지만 전(轉)이 시작되는 파트인 ‘잊고 잊혀지고 지우고 처음 만난 그때가 그리워진 사람’으로 접어들면 확~ 감성이 살아난다. 이 가을 아메리카노 한 잔 들고 카페나 공원 벤치에 혼자 앉아 혼자임을 느껴보고싶은 생각이 들게한다.

임창정을 보면서 음반을 낸 적이 있는 배우 차태현이 생각났다. 차태현은 ‘엽기적인 그녀‘이후 뭘 해도 엽기녀의 자장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래서 언론과 대중의 압력(?)에 굴복해 변신했더니 돌아오는 반응은 부정적 일색이었다.(차태현의 투덜이의 매력은 그때 살아났는지도 모른다) 차태현은 다시 코믹 연기를 선보여 드라마와 예능에서 편한 모습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분야는 서로 다르지만 차태현도 변화하는 것과 변하지 않아야 하는 것의 차이를 잘 알게 되었을 것 같다.

임창정은 기교 없이 직설적이고 솔직한 정공법으로도 충분히 호소력을 발휘한다. 감정은 덜하지도 않고, 더하지도 않도록 딱 그만큼을 사용한다. 그래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보편적인 공감대를 획득한다.

‘내가 저지른 사랑’을 들어오면,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요즘, 그때그때 음악 트렌드를 따르지 않고 자신의 정통발라드속에 스토리를 집어넣는 음악적 소통법에 귀기울이게 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임창정의 발라드는 예능에서도 장난끼로 친근함을 보여줘왔기에 대중과 더욱 가까이 있다는 느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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