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면세점 대기업 5곳 도전장…면세점 3차대전 본격화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서울 시내면세점 3차 대전 ‘판’이 벌어졌다. 이번 신규 면세점에서는 특허권 3장을 놓고 대기업 5곳이 맞붙게 됐다.

서울과 부산, 강원지역 면세점 특허 입찰 마감일인 4일, 롯데를 시작으로 SK네트웍스, 현대백화점, HDC신라면세점, 신세계디에프 등이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번 특허 발급으로 서울 시내면세점 수는 13곳으로 늘어난다. 면세점 수와 특허 기간을 10년으로 다시 늘리는 방안이 추진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특허가 추가로 발급될 가능성은 작아서 이번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사진=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전경.]

▶롯데 월드타워ㆍSK 워커힐 ‘부활’ 총력전

이번 입찰은 지난해 ‘면세점 대전’에서 사업권을 잃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SK네트웍스 워커힐면세점의 ‘패자부활전’ 성격을 띤다. 최소한 롯데와 SK 둘 중의 하나는 특허권을 다시 따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

두 면세점은 상반기 영업을 중단한 뒤 매장을 비워 둔 채로 이번 입찰을 준비해왔다.

이들은 오랜 면세점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권을 되찾아 특허 재승인 실패로인한 고용 불안 문제 등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진=서울 삼성동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타워.]

롯데로서는 완공을 앞둔 월드타워의 성공을 위해서도 면세점 유치가 절실하다.

롯데면세점 노사는 이날 특허 신청에 앞서 월드타워 123층 전망대에 함께 올라특허 획득 의지를 다지는 행사도 가졌다.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는 “외국인 관광객 선호도 1위의 롯데면세점 브랜드 파워와 지난 27년간의 성공적인 운영을 통해 국내 3위로 발돋움한 월드타워점의 검증된 능력 등 경쟁자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강점을 사업계획서에 담았다”고 말했다.

문근숙 롯데면세점 노조위원장은 “월드타워점 폐점 이후 순환 휴직을 하고 있지만 이번에도 특허를 받지 못하면 진짜 실직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는 불안과 근심이팽배하다”며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유일한 길은 공정하고 투명한 심사를 통해 경쟁력 있는 면세점에 특허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SK네트웍스는 워커힐면세점 특허 재획득을 위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1200억 원을 투자해 세계 최장인 170m 길이의 인피니티풀과 사계절 이용할 수 있는 스파 시설을 갖춘 연면적 1만2000평 규모의 ‘워커힐 리조트 스파’를 2년 이내에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포함해 향후 5년간 투자 금액은 6000억 원이며, 지난해 매장 확장 공사비용 1000억 원을 고려하면 실제 7000억 원이 투자되는 셈이라고 SK네트웍스는 설명했다.

워커힐면세점은 총면적 5513평(1만8224㎡), 순수 매장면적 4330평(1만4313㎡) 규모로 확장된다. 기존보다 매장공간이 2.5배 이상 넓어지는 것이다.

문종훈 SK네트웍스는 사장은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를 능가하는 세계적인 관광명소를 지을 계획”이라며 “오는 2021년 연간 705만 명 외국인 관광객 방문, 1조5000억 원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신세계 반포센트럴시티.]

▶삼성ㆍ현대家 ‘강남 혈투’

광장동 워커힐면세점을 제외하면 서울 지역 대기업 면세점 신청 기업 5곳 중 4곳이 강남권에 자리를 잡았다. 현재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이 있는 삼성동에만 새로 두 곳이 유치를 선언했다.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에 면세점을 만들 예정이고, HDC신라면세점은 아이파크타워를 후보지로 내세웠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도 삼성동과 가까이 있다. 신세계면세점이 후보지로 정한 반포 센트럴시티도 강남권이다.

특히 범현대가의 두 기업은 삼성동에서 피할 수 없는 대결을 벌이게 됐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오촌간이다.

HDC신라면세점은 호텔신라의 면세사업 노하우와 현대산업개발의 입지 및 개발 능력을 살린다는 전략이다.

양창훈ㆍ이길한 공동대표는 “강남 지역은 1980년대 태어난 젊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이라며 “밀레니얼 세대에 초점을 맞춰서 글로벌 IT강국의 위상과 한국적 가치를 체험할 수 있는 새로운 콘셉트의 면세점으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면세점 사업에 재도전한다.

이동호 현대면세점 대표는 “지난해 신규 면세점 입찰에서 탈락한 뒤 1년여간 절치부심하며 철저히 준비했다”며 “새로운 사업자 진입으로 선의의 경쟁을 촉발시켜 면세점 품질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일한 신규 사업자인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가장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입찰 경쟁은 ‘범삼성가’ 여성 경영인들의 맞대결로도 관심을 끈다. 이종사촌 간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 사장이다.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은 “명동점은 새로운 시도와 혁신으로 정체된 면세 산업 전반에 변화를 일으켰다”며 “이번 센트럴시티도 ‘랜드마크 면세점’을 넘어 외국인 관광객들의 마음에 오랫동안 남는 ‘마인드마크 면세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사진=현대백화점 삼성동 무역센터점.]

▶면세점 ‘황금알’ 깨졌다다…지방ㆍ중소중견 면세점 인기 ‘시들’

이번 입찰을 통해 서울 외에 부산ㆍ강원 평창 지역에도 면세점이 추가된다. 이 가운데 서울 지역 1곳과 부산, 강원지역 신규 특허는 중소ㆍ중견기업에 돌아간다.

지난해에는 중소ㆍ중견기업에 돌아가는 서울 면세점 한 자리를 놓고 무려 14곳이 경합을 벌인 끝에 SM면세점이 선정됐다.

그러나 면세점 수 증가로 경쟁이 치열해져 신규 면세점이 살아남기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올해는 참여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서울 시내면세점 중소중견기업에는 엔타스면세점, 하이브랜드, 정남쇼핑 등이 신청해 저조한 참여를 보이고 있다.

대기업 면세점 경쟁도 과열 양상을 보였던 지난해 신규 특허 입찰 당시와 비교하면 차분해진 양상이다.

1차 ‘면세점 대전’으로 불렸던 작년 6월에는 2곳의 서울 시내면세점 운영권을 놓고 롯데면세점, HDC신라면세점, 신세계디에프, SK네트웍스, 이랜드, 현대백화점,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등 7곳이 격돌했다.

[사진=워커힐 리조트 스파 조감도.]

면세점이 더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라는 인식이 생겨 입찰 열기가 다소 식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갤러리아, 두산 등은 이번 면세점 입찰 참여 여부를 검토했으나 현시점에서는 확장보다는 운영 중인 매장의 영업 활성화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6곳에 불과하던 서울 시내면세점은 연이은 신규 면허 발급으로 13곳로 늘어난다.

4곳이 늘어나면 중국인 관광객과 명품 브랜드 유치 등을 놓고 면세점 간 생존 경쟁은 더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관세청은 조만간 관계 부처와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특허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심사 절차에 돌입한다.

심사 결과는 오는 12월 중 발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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