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동 원장 잇딴 돌출발언에 교육부 ‘당혹’…해임 수순 밟나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이기동(73ㆍ사진)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의 잇딴 돌출 발언에 교육부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 내부에선 해임 수순을 밟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국정감사 도중 자리를 이탈하고 국회의원을 “새파랗게 젊은 것들”이라고 표현해 물의를 빚은 이기동 원장이 이번엔 역사교과서의 한국 현대사 서술을 “운동권 연표”로 표현하며 국정 역사교과서 편찬 심의에 참여하고 있음을 시인해 논란이 되고 있다. 교육부는 그동안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46명)과 편찬심의회(16명) 명단을 철저히 비밀에 부쳐왔다.

[사진=한국학중앙연구원]

이 원장은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근현대사 비중을 줄이라는 의견을 왜 냈느냐는 질문에 “근현대는 전부가 사건사다. 역사사전에 한두 줄씩 해설하는 것”이라며 “그게 소위 운동권 연표다. 국가 권력에 대한 대항사로서, 항쟁사로서만 현대사를 꾸민다면 애들은 계속 반항심 고취가 하나의 수단이 되는 거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어 “교육부에서 싫어할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목차의 제목만 쭉 보면 다 안다”며 국정 역사교과서 편찬·심의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음을 사실상 시인했다. 이어 교과서 집필진에 대해선 “37명이 동원됐다는데 누구인지는 모른다. 그래서 ‘무슨 공산당 학습을 받았나’ 그런 생각이 들 정도”라고 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측은 “편찬심의위원 명단 비공개 원칙은 그대로다. 적당한 시기에 공개할 방침이지만 지금은 그럴 단계가 아니다”며 “같은 이유로 이기동 원장이 편찬심의위원인지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했다. 교육부는 다음달 말 현장검토본과 함께 집필진을 공개하고, 편찬심의위원은 내년 1월 결재본을 확정한 뒤 공개할 계획이다.

이 원장은 지난달 30일 국감 답변 도중 화장실에 가는 등 태도와 발언이 문제가 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교문위원 국회의원들의 사퇴요구를 받았다. 이 원장은 이에 대해 “상급 기관에서 조치를 취할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자진사퇴는 글쎄…. 그러면 대한민국은 1년에 한 기관에서 몇십 명이 사퇴하고 보임되고 할 것이다”며 자진사퇴 의사는 없음을 명확히 했다.

이에 대해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 측은 헤럴드경제에 “지난 1일과 2일 교육부 측에 이기동 원장의 해임을 공식 요청했고 교육부로부터 ‘진지하게 검토중’이라는 답변을 들었다”며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사회를 소집해 이 원장의 해임과 후임 원장 선임을 재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도 난감한 입장이다. 다음달 말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 공개에 앞서 내용은 물론 집필ㆍ편찬ㆍ심의위원의 면면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가운데 이 원장의 잇딴 발언이 물의를 빚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또 어떤 돌출 발언이 나올지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영 차관이 해임을 포함해 조치를 논의하겠다고 밝혔고 그 후 진전된 내용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이 오는 14일 예정된 교육부 종합감사 전까지 이 원장의 징계를 마무리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현재 APEC 교육장관 회의로 페루에 있는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9일 귀국하는대로 징계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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