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폭’ 신고한 업주, 경찰이 되레 현행범으로 체포…法 “위법한 공무집행”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술에 취해 소란을 피운 ‘주폭’을 경찰에 신고했다가 오히려 현행범으로 체포된 음식점 주인이 국가로부터 손해배상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3단독 김진환 판사는 경기 부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가 경찰관 3명과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가 38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4년 10월 18일 오후 10시께 자신의 음식점에서 술에 취한 손님들이 자신의 뺨을 때리고 얼굴을 밀치는 등 폭행하자 경찰에 신고했다. 근처 지구대 소속 경찰관 3명이 현장 출동했지만 시비는 계속됐다. 이 와중에 A씨와 경찰관 B씨가 언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A씨가 휴대전화로 경찰관들의 모습을 촬영하려 하자 B씨가 제지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이 함께 넘어졌고, 다른 경찰관들은 A씨의 손목에 수갑을 채우고 공무집행방해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씨는 경찰관을 폭행해 공무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무죄 판결을 받았다. 현장에 있던 손님이 A씨가 경찰관을 폭행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점이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됐다.

법원은 민사소송에서도 경찰의 위법한 공무집행에 따른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김 판사는 “경찰관들이 ‘미란다 원칙’도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채 A씨를 체포해 위법한 공무집행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A씨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를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부실 수사나 거짓 증언으로 인한 배상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또 개별 경찰관의 배상도 인정되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B씨 등이 흥분되고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잘못된 판단 때문에 현행범 체포 요건이 충족됐다고 섣불리 단정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경과실에 그쳐 불법행위 책임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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