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물대포에 소화전 연결 못 시키게 하는 법안 제출

- 더민주 김정우 의원 발의

- 소방ㆍ구조ㆍ대테러 활동에만 사용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경찰 살수차가 소방용수시설인 소화전을 시위 진압용으로사용할 수 없도록 제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국회에서도 옥외 소화전을 물대포에 연결할 수 없게 하는 법안이 제출됐다.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은 경찰의 시위진압 장비 가운데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위해를 끼칠 수 있는 경찰장비’인 살수차가 옥외 소화전을 연결해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기 위한 소방기본법 개정안을 제출했다고 6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소방용수시설의 사용 용도를 소방 활동, 구조 활동, 대테러활동 등으로 명확하게 한정해 소방용수시설이 그 목적에만 사용된다. 또 소방용수시설을 사용할 때는 해당 시설의 관리 책임이 있는 시ㆍ도지사와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사후에 사용 내역에 대해서도 기록으로 남기는 규정도 새로 담긴다.

현행 소방기본법 제4장 제28조는 “정당한 사유 없이 소방용수시설을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어길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경찰은 집회시위 대응을 위한 살수차의 급수용으로 소화전을 사용하는 것이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소방기본법 제1조에서 규정한 이 법의 목적은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을 보호함”인데, 경찰관직무집행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위해를 끼칠 수 있는 경찰장비(위해성 경찰장비)”인 물대포가 옥외소화전을 사용하는 것은 이 법의 원래 취지에 위배된다는게 김 의원의 지적.

지난 9월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보좌진 상대로 실시된 경찰의 살수차 시연 당시, 한 대의 살수차가 물을 채우고 3~4회의 시연만 해도 물이 바닥났던 만큼, 살수차에 소화전을 연결해 계속 물을 공급하지 못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살수차의 무차별적인 사용은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우 의원은 “옥외소화전은 소방기본법상의 목적인 국민의 생명, 신체 및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소방 및 재난 구조 활동, 대테러활동 등에만 한정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며 “백남기 선생과 같은 국민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경찰의 무차별적인 물대포 사용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소방기본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은 총 202톤의 물을 시위대를 향해 살수했는데, 이 중 62%인 126t을 옥외 소화전에서 끌어다 썼다. 경찰 물대포가 소화전에 호스를 연결해 물을 공급받는 양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4월 18일에는 30t, 5월 1일 40t의 옥외 소화전 소화용수를 살수차에 채웠다. 5월 1일에는 살수량의 100%를 소화전에서 끌어다 썼다. 민중총궐기가 있었던 지난해 11월 14일의 경우 ‘최소한의 범위에서 제한적으로 사용’할 것을 종로소방서가 경찰에 당부했지만 경찰은 126톤의 물을 소화전에서 끌어다 썼다.

이와 관련, 박원순 서울시장은 4일 있었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소방용수시설은 기본적으로 소방 용도에만 쓰게 돼 있고 아주 필수불가결한 경우에만 사용해야 하는데 (경찰의 사용량은) 과도하다”며 “특히 광화문 일대는 정부청사 등 주요 시설이 몰려 있어 유사시 화재가 동시에 난다면 끔찍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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