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기와 서비스를 하나로”…삼성전자 AI경쟁 주도권 잡는다

삼성전자 ‘비브랩스’전격 인수

AI 사업 개방형 생태계 조성 집중

신사업 중심 새판짜기 급물살

넉달새 기업 4곳 사들여

삼성전자의 비브랩스(이하 비브) 인수는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기술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비핵심자산을 매각하고 신사업을 중심으로 새판을 짜는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올해 15개월만에 인수ㆍ합병(M&A)을 재개하면서 넉달새 기업 4곳을 사들였다.

이 같은 삼성전자의 M&A 행보는 외부 DNA를 수혈해 삼성 중심의 비즈니스 생태계를 탄탄하게 다지고 사업구조를 혁신하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번 인수가 AI 시장에서 구글과 애플 등 경쟁자들을 압도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AI기반 개방형 생태계 조성=삼성전자는 비브 인수를 통해 글로벌IT기업들이 벌이는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 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비브는 개방형 AI 플랫폼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AI전문가인 다그 키틀로스, 아담 체이어 등이 2012년 설립했다. 애플의 음성인식서비스 시리(Siri)를 만든 핵심 개발자들이 애플을 떠나 만든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은 6일 인수 배경에 대해 “AI는 IT기기 인터페이스에 혁명을 가져올 수 있다”며 “삼성전자가 모든 것을 독자 개발할 수 없기에 삼성에 없는 기술을 가진 다른 회사를 인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비브를 인수한 결정적인 이유로는 ‘기술’과 ‘사람’ 두 가지가 꼽혔다. 그는 “첫번째 이유는 기술, 두번째는 그 기술을 개발한 사람들”이라며 “비브는 삼성이 생각하는 AI 인터페이스에 쉽게 붙일 수 있는 여러가지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브 개발인력에 대한 가치도 높게 봤다. 이 부사장은 “비브를 만든 사람들은 AI 분야에서 명망있는 개발자들”이라며 “이들과 삼성의 개발자들이 협업하면 AI 플랫폼이 기술적으로 심화되는 효과가 있고, 이들을 통해 외부인재를 영입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할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AI 사업 방향성에 대해 삼성은 모든 기기와 서비스를 하나로 연결하는 개방형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사장은 “여러 기기에 접목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며 “그동안 AI는 기능에 사람을 맞추는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인터페이스가 사람과 소통하고 자연스럽게 맞추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M&A 후보군은?=최근 삼성전자 M&A 키워드는 B2Bㆍ소프트웨어ㆍ플랫폼 등이다. 삼성전자는 2014년 5월부터 기업 14곳을 줄줄이 사들이면서 M&A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이는 2007년부터 2014년 4월까지 8년동안 M&A 건수가 22건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삼성이 내부 개발을 통해 첨단기술을 따라잡겠다는 순혈주의를 버린 것이다. 인수분야도 2011년를 기점으로 확연히 달라졌다. 2011년 이전만 해도 가전과 반도체 등 전통적인 사업에 국한된 M&A는 2011년 이후 미래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신기술을 가진 업체를 겨냥했다. 이는 내부 개발과 함께 적극적인 M&A을 통해 사업 경쟁력과 기술생태계를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올들어 삼성전자는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업체 조이언트와 캐나다 광고업체 애드기어, 북미가전업인 데이코 등 3곳을 인수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비브 인수는 구글과 애플 등 글로벌기업들이 AI와 사물인터넷 등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데 대응하기 위한 행보로도 해석하고 있다.

권도경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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