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왜?]중국 굴기는 생물종에 재앙…中 발길 닿는 곳마다 멸종ㆍ황폐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중국의 굴기가 생물종에게는 재앙이 되고 있다. 중국 중산층의 성장으로 각종 생물종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멸종 등의 위기에 처한 종들이 하나 둘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5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막을 내린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17차 당사국회의는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회의에서는 180여개 국 대표들이 500종의 동식물과 관련한 62개 규제안을 심의했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중국에서의 수요 증가와 맞물려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장밋빛 때문에 가구나 악기용 목재로 사랑받고 있는 ‘로즈우드’다. 회의에서 각국은 300여종의 로즈우드를 국제 거래 단속 대상인 부속서 2항에 포함시키는 데 합의했다. 남벌에 따른 폐해가 심각해 보호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로즈우드 [사진=123rf]

UN마약범죄사무국에 따르면 로즈우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밀매되는 야생천연물로, 압수물의 가치로 따졌을 때 코끼리 상아, 천산갑, 코뿔소 뿔, 사자, 호랑이를 합한 것보다도 규모가 크다. 동남아시아는 무차별적인 벌목으로 상당 부분 황폐화됐고, 이제 아프리카나 중앙아메리카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전 세계 로즈우드 무역량은 최근 10년 새 65배나 뛰어 한 해 22억 달러(2조4300억 원)에 이르렀는데, 중국의 수요가 폭증한 탓이 크다. 중국에서 로즈우드는 엔티크한 가구의 재료로 이용되는데, 최근 중국 경제 성장으로 인테리어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 환경단체 포레스트 트렌드(Forest Trends)에 따르면 중국이 아프리카로부터 로즈우드를 수입한 양은 2010년에서 2014년 사이 7배나 뛰어 한 해 수백만 그루에 달하는 양을 수입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천산갑 [사진=123rf]

이번 회의에서 부속서 1항에 포함돼 상업적 거래가 전면 금지된 천산갑(Pangolin) 역시 중국인의 눈에 들었다는 이유로 멸종위기까지 몰린 생물종이다. 천산갑은 몸 윗부분이 딱딱한 비늘로 덮여있고 혀로 곤충을 핥아먹는 포유류로,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 식재료로 활용하고 중국에서는 정력제 등 전통 약재로 쓴다.

이에 천산갑은 2000년 이후 100만마리 이상이 불법으로 거래되는 등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밀매되는 동물이 됐으며, 중국 정부도 보호동물로 지정할 정도로 멸종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지만 밀거래가 횡행하고 있다.

회의에서 거론되지는 않았지만 아프리카에서는 당나귀가 중국인들의 보약으로 쓰이면서 씨가 마르고 있다. 중국에서 당나귀 가죽은 감기부터 불면증에 이르기까지 여러 질병을 다스리는 고가 보약인 아교판의 재료다. 중국은 산업화로 자국의 당나귀 수가 줄자 아프리카 국가들로부터 당나귀를 수입하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수요가 커지자 니제르, 부르키나파소 등이 최근 당나귀 수출 금지령을 내렸다.

‘중국-아프리카 프로젝트’ 기구의 공동 창립자인 에릭 올랜더는 “중국의 수요량이 때로는 너무 많아 단일 자원을 고갈시킬 우려가 있다”며 “국가는 단일 자원일 경우 고갈돼 자국민에게 부담되지 않도록 무역 규제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당나귀 [사진=123rf]

바다 역시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 어선들은 수산물 수요가 급증하면서 자국 주변 연안의 어족자원이 고갈되자 남의 바다에까지 나가 불법조업을 벌이면서 말썽을 일으키고 있다. 당장 서해가 황폐화되고 있고, 여러개 국가가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도 ‘공유지의 비극’을 겪으며 1950년대 이후 어족자원이 최대 30%까지 줄었다는 조사가 있다.

중국인의 샥스핀 수요 급증에 인도네시아 상어는 멸종위기에 처했고, 중국인들이 ‘바다 마약’이라 부르며 강장제로 쓰는 ‘바키타 돌고래’는 현재 고작 60여 마리밖에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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