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드러나는 與野 잠룡 대선 구상…등판은? 간판은? 담판은?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여야 잠룡의 ‘대권시계’가 자의타의로 한층 빠르게 돌아간다. 연이은 토론회와 국정감사는 여야 잠룡의 검증대가 됐고, 주요 후보가 잇따라 싱크탱크를 발족하고 강연정치에 나섰다. 관건은 ‘언제ㆍ무엇을ㆍ어떻게’다. 언제 ‘등판’할지, 무엇이 ‘간판’인지, 어떻게 ‘담판’ 지을지, 가속도가 붙은 대권 행보에 하나둘씩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등판 시기는 연말이 분수령이다. 상대적으로 야권이 발 빠르다. 문재인ㆍ안철수 전 대표나 손학규 전 고문,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대선 출마를 일찌감치 확정했다. 그 밖의 대권 후보는 명확히 대권 출마를 선언하진 않은 상태다. 시기는 연말로 맞춰졌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연말까지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고, 이재명 성남시장은 “연말 이전에 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시대요구가 있는지 고민 중”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여권은 아직 명확하게 출마 의사를 밝힌 잠룡이 없다. 다만 예고한 등판 시기는 내년 초로 일치한다. 배경엔 현재 여권 유력 후보로 가장 높은 지지유을 기록 중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있다. 반 총장은 최근 국회 원내지도부를 통해 “내년 1월 초에 귀국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반 총장은 지난 5월 제주도 관훈토론회에 참석, “(반기문 대망론에) 자랑스럽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강도높게 대선행을 내비치기도 했다. 반 총장의 귀국 시기가 내년 초로 정해지면서 자연스레 여권 잠룡의 등판 여부 및 시기도 그에 맞춰지는 형국이다.
간판으로 내건 키워드로는 ‘국민’, ‘통합’, ‘개혁’ 등이 많다. 반 총장은 앞선 관훈토론회에서 “정치 지도자가 ‘국가통합’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대규모 전문가 집단이 포함된 싱크탱크를 발족하면서 ‘국민성장’을 꺼내 들었다. 안 전 대표는 강연회를 통해 연이어 ‘시대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박 시장은 관훈토론회에서 ‘국민권력시대’를 주제로 삼았고, 안 지사 역시 관훈토론회나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20세기 정치와의 결별”을 주장했다. 새 인물론을 앞세운 이 시장은 ‘혁명적 변화’를 내세웠고, 손 전 고문은 “나라를 일으켜 세우겠다”며 다산 정약용 선생의 ‘개혁정신’을 수차례 언급했다. 최근 강연정치가 활발한 유 의원은 ‘왜 정의인가’라는 주제로 ‘경제정의’를 설파했다. 남 지사는 ‘대한민국 리빌딩’을 앞세워 대선 의지를 피력했다.
아직 대선 공약이 구체적으로 공개될 시기는 아니지만, 세부 현안을 통해 잠룡 별 정책 구상도 조금씩 엿볼 수 있다. 각 후보의 차별화 포인트다. 반 총장은 남북문제나 동북아 평화 프로세스 확립 등 외치(外治)에 강점이 있다. 문 전 대표는 싱크탱크 발족에 맞춰 경제를 중심으로 중도로 확장하는 민생경제 정책 확립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안 전 대표는 국감 등에서도 민감한 현안 대신 ‘4차혁명’을 비롯한 미래 비전 제시로 차별화를 꾀했다. 안 지사는 최근 도정 활동 경험을 토대로 ‘9대 입법과제’를 제안하기도 했다. 남 지사는 모병제 도입과 핵무장론 등을 주장해 큰 관심을 일으켰고, 유 의원은 국감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전적으로 해체하는 게 맞다”라고 주장하는 등 보수 진영의 통념을 뛰어넘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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