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사드배치 ‘결과’만 강조하는 국방부

“언론에서 사드 배치가 잘 되도록 도와주셔야지, 자꾸 국방부와 지역간 갈등을 확대해서야 되겠습니까?”

사드 배치 관련 한 국방 당국자의 항의 섞인 호소다.

이 당국자에게서 ‘반드시 사드를 특정지역에 배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강하게 느껴졌다. 이미 성주골프장 사드 배치라는 ‘답’은 확고히 정해진 듯하다.

그러나 여전히 적지 않은 김천시민들이 머리띠를 동여매고, 단식투쟁을 불사하며 사드 결사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김천종합운동장에서는 김천시민 1만여명이 참석한 성주골프장 사드배치반대 궐기대회가 열렸다. 지난달 27일 박보생 김천시장과 배낙호 김천시의회 의장은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그럼에도 국방부는 지난 30일 성주골프장이 있는 달마산을 사드 최적지로 발표했다. 당초 성주 성산포대로 발표했다가 성주군민의 반발에 부딪쳐 결정을 번복한 경험으로부터 교훈을 전혀 얻지 못한 모습이다.

국방부가 성주 성산포대가 아닌 제3부지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김천시와 주민들이 반대에 나선 것이 이미 지난 8월부터다. 그러나 군당국은 무리수를 반복했다. 제3부지 발표 당일인 지난달 30일 성주군, 김천시, 경북도청 등 3곳을 상대로 오전에 설명회를 한 뒤 선정 결과를 공식화하려 했지만, 김천시가 설명회를 거부해 이날 설명회는 반쪽짜리가 됐다. 군은 이번주 성주골프장 소유주인 롯데 측과의 협의에 들어가며 사드 배치를 강행할 계획이다. 김천과는 계속 소통한다는 방침이지만, 사드 일정은 일정대로 추진하고 있어 사실상 김천시와 주민들을 의사결정에서 배제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낳고 있다.

국가의 수준은 국가적 중대사 결정에 있어 과정을 얼마나 중요시하느냐에 달려 있다. 사안이 긴급하다는 이유로 과정과 절차를 간과할 경우, 더 큰 부작용이 우려된다.

정부는 이미 수도권 패트리엇 기지, 충청권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 배치를 잡음없이 실전배치한 경험이 있다. 지금이 그때와 다른 것은 정부가 사안을 보안에 부치지 않고 공론화했다는 것이다. 정부가 사드를 공론화한 이상, 그에 걸맞는 절차와 과정을 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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