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 위기의 삼성전자 반전 이끌었다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갤럭시 노트7 대규모 리콜 사태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3분기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올렸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가전, 스마트폰 등 핵심 IT 부품에서 가전 소비재까지 탄탄하게 짜여진 사업 포트폴리오의 승리다.

삼성전자는 7일 매출 49조 원, 영업이익 7조8000억 원을 골자로 하는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8조1400억 원에 달했던 직전 분기 영업이익에는 못미치지만, 많게는 1조 원이 넘을 걸로 추산되는 갤럭시 노트7 대규모 리콜에 따른 손실을 대거 반영했음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성적이라는 분석이다.

스마트폰 사업의 돌발 악재 속에서도 8조 원에 육박하는 3분기 영업이익이 가능했던 것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힘이라는게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갤럭시노트7 폭발 여파로 IM부문 영업이익은 중기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며 “하지만 메모리와 디스플레이부문이 호실적을 내면서 예상보다 선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3분기 삼성전자의 실적을 이끈 반도체는 주력 품목인 D램의 가격 상승, 그리고 낸드 플래시의 압도적인 경쟁력 덕분이다. 반도체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 등에 따르면 지난달 PC용 D램의 고정거래가격이 전달에 비해 7.4% 오른 14.5달러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47.4%에 달한다. HP와 델 레노버 등 글로벌 PC 업체들이 하반기를 겨냥해 3분기부터 부품 재고를 큰 폭으로 늘려나가고 있는 점은 반도체 가격 상승과 이에 따른 삼성전자의 호실적이 최소 다음 분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점치는 이유다.

PC용 D램 가격 상승은 서버용 제품 및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모바일 D램 가격까지 함께 끌어올리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D램 생산업체들이 수요가 급증하고있는 모바일 및 서버용 D램 생산을 늘리면서 PC용 D램의 공급이 전반적으로 줄어든 것도 가격 상승의 원인”이라며 “전체 D램 생산이 단기간에 급증하지 않는 이상 D램은 품귀 현상까지 빚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도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상승이 기대를 넘어섰다”며 “반도체 업계가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좋은 실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낸드플래시 가격도 마찬가지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낸드플래시 대표 품목 가운데 하나인 임베디드 멀티칩 패키지(eMCP)의 평균판매가격(ASP)은 4분기 들어 전 분기 대비 10~15% 상승할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품목인 임베디드 멀티미디어 카드(eMMC)의 판매 단가도 마찬가지다. D램익스체인지는 “낸드플래시 시장이 4분기에 공급 부족에 직면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점유율 36.3%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3차원 적층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스마트폰과 서버 등 고가 제품 시장에서 경쟁사 대비 최소 1년 이상 앞서가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 4분기부터 3D 낸드의 신규 생산능력 투자가 재개, 낸드 산업의 연간 투자비(CAPEX)도 2016년에 사상 최대치인 114억 달러(전년 대비 35% 증가)를 기록할 것”이라며 “2017년 128억 달러, 2018년 138억 달러로 계속 증가할 전망으로, 내년 하반기가 되면 낸드 설비 점유율 순위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도시바 순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또 다른 축인 디스플레이도 최근 LCD 단가 반등과 OLED의 호조로 기대 이상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렸다. 회사 관계자는 “3분기 예상 못했던 스마트폰 돌발 변수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었지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이 그 이상을 해줬다”고 총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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