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장 마권 구입용 당일짜리 일일계좌 금융실명제 위반?

[헤럴드경제=함영훈기자] 경마장에서 개설 당일에 한해 마권고매를 할 수 있는 ‘일일계좌’가 ‘고객식별정보 없는 운영’이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확대해석하면 금융실명제 위반이 될 수도 있다는 추론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은 6일 한국마사회가 운영하는 일일계좌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일계좌는 마권구매에 사용할 예치금을 일일계좌에 입금하고 계좌발매기 또는 모바일 앱을 통해 마권구매를 하는 방식이다. 구매한 마권이 적중시 환급금은 계좌로 자동 적립이 되고, 당일이 지나면 일일계좌가 해지되고 예치된 잔액이 자동으로 환급된다.

언뜻 보기엔 이 일일계좌가 부담이 없을 것 같아 보이지만, 실상은 실명 및 비실명 영구계좌와 달리, 고객 식별 정보 없이 운영하기 때문에 1인이 여러 개의 일일계좌를 개설하더라도 이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 박 의원의 지적이다.

일반 마권 구매의 경우 무기명 유가증권이기는 하나 유인 창구를 이용해야하기 때문에 1게임당 10만원의 배팅 한도 제한을 어기기가 비교적 어렵다.

이에 비해 일일계좌는 돈을 입금하는 단계부터 환급받는 단계까지 전부 마사회측 경마 운영 인력과 대면할 일이 없다. 따라서 1인이 다수의 일일계좌를 개설해 1게임 당 10만 원 이상의 금액을 배팅하더라도 이를 적발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 마사회는 “비실명으로 개설되는 일일계좌는 고객 식별 정보가 없기 때문에 1인 계좌 개설 수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박완주 의원실에 답변한 바 있다고 박의원측은 설명했다.

박의원측 관계자는 “실제로 인터넷 경마 애호 커뮤니티에 검색을 해보면 배팅 한도 제한을 뛰어넘기 위해 일일계좌를 이용하라는 팁이 주어지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마사회측은 “1인이 다수의 계좌를 이용할 시 로그인과 로그아웃을 반복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발매 마감 직전에 마권을 구매하는 경마고객 성향상 이러한 절차적 번거로움으로 인해 다수의 일일계좌를 이용하는 고객은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일일계좌 제도를 처음 시행한 것이 93년으로 벌써 10년이 넘게 운영되고 있는데, 마사회가 이 제도의 허점을 확인하고도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하지 않은 것은 경마고객이 제도를 악용해 배팅한도 제한을 피해갈 수 있도록 방관한 것”라며 “마사회는 일일계좌 제도에 대한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점을 인정하고 이를 즉시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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