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온 한글날, 현주소는③] ‘핵노잼’은 알겠는데 ‘엄크’ ‘휴거’는 뭐지?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얼마 전 한 TV 예능프로그램에서 40대 ‘아재’들을 상대로 요즘 10대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줄임말이나 신조어의 뜻을 묻는 퀴즈를 방송했다. 첫번째 문제인 ‘ㅇㄱㄹㅇ’에 대한 하태권 전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의 답변에 출연자와 시청자들의 폭소가 터졌다. “아 그래요.” ‘ㅇㄱㄹㅇ’은 ‘이거 진짜 사실이다’라는 뜻의 ‘이거 레알(Real)’을 초성만 딴 것으로, 10대들은 문자메시지나 SNS에 즐겨 쓰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과 SNS의 발달로 신조어의 생성과 확산이 더 빨라지고 뜻도 더 복잡해졌다.

7일 영어교육 전문기업 윤선생이 한글날을 맞아 소개한 영어·한글 혼합 신조어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유행하는 ‘걸크러시’나 ‘헬조선’ ‘열정페이’ 등은 사회현상을 반영한 신조어들이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인식이 달라지면서 여자가 봐도 반할 정도로 멋진 여성을 뜻하는 신조어 ‘걸크러시’가 만들어졌다. ‘소녀(Girl)’와 ‘반하다’는 뜻의 ‘크러시 온(Crush On)’을 합성한 말로, 닮고 싶은 외모와 뛰어난 패션 감각과 센스, 지성 등을 갖추고 있으며 사회적으로도 성공한 롤모델을 의미한다.

취업난으로 청년들이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시급을 받으면서 ‘열정페이(열정 Pay)’라는 신조어가 생겨났고, 지옥을 뜻하는 ‘hell’과 ‘조선’의 합성어인 ‘헬조선’도 한국 현실에 대한 불안과 절망을 담아 만들어졌다.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휴거’라는 신조어 또한 경제적 능력에 따라 계급을 나누는 태도 때문에 생긴 신조어로 꼽힌다. 휴거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아파트 브랜드인 ‘휴먼시아’와 한글 단어 ‘거지’를 합성한 말로, 아이들이 임대아파트에 사는 친구를 놀릴 때 사용하는 말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10대 청소년의 경우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문장의 뜻을 압축한 신조어를 많이 만들어 쓰고 있다.

‘빼도 박도 못하다’라는 관용구를 영어 조동사 ‘Can’t’와 합성한 ‘빼박캔트’, 핵폭탄급으로 매우 재미없다는 뜻의 ‘핵노잼’(핵 No 재미), 페이스북 메시지를 줄여 이르는 ‘페메’, 그때그때 다르다는 의미의 ‘케이스 바이 케이스’(Case By Case)를 줄인 ‘케바케’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젊은 세대들은 전달하려는 내용을 더 간략하고 직접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신조어마저 줄여 쓰고 있다.

‘별 걸 다 줄인다’는 말을 ‘별다줄’, 게임을 하는데 엄마가 갑자기 방에 들어와 게임에서 죽었을 때를 표현하는 말인 ‘엄마 크리티컬(Critical)’ 합성어의 줄임말 ‘엄크’,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는 게으른 사람을 일컫는 말인 ‘핑거 프린세스(Finger Princess)’를 줄여서 부르는 ‘핑프’ 등의 신조어 등이다.

윤선생 관계자는 “스마트폰과 SNS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면서 한글과 영어를 합성해 만든 신조어들이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