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선 M&A의 이면 ③]中이 유일한 동아줄?…中 vs 美ㆍEU의 치열한 수싸움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중국이 글로벌 M&A(인수합병)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5일(현지시간) 올해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중국이 사상 처음으로 미국을 제쳤다고 밝혔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1~9월 중국 기업의 M&A 총액이 1739억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68%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기업의 M&A는 총 601건으로, 1~9월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 중국 기업의 M&A 건수는 441건이었다. 특히 올초 중국 켐차이나의 신젠타 인수는 올해 체결된 100대 M&A 중 두 번째로 큰 건으로, 규모는 467억달러에 달했다.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다국적 M&A에서 항상 1위를 차지했지만 올해 3분기 말을 기준으로 중국에 선두자리를 내줬다. 

[그래픽=문재연 [email protected]; 자료 출처=딜로직]

중국 M&A 성장과 함께 투자은행(IB)도 크게 성장했다. 딜로직에 따르면 1~9월 중국 IB 업계의 매출액은 62억 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이 역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지난 2014년까지만 해도 아시아 지역 투자은행 상위 5위권에는 골드만삭스, 도이치방크, UBS AG, 씨티그룹과 JP모건 체이스 등 미국 월가 은행들이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올해 골드만삭스 외 다른 미국과 유럽계 투자은행들은 7위 안 순위에도 들지 못했다. 반면 다른 중국계 투자은행들은 상당수 상위권에 올랐다. 예상보다 작은 성장률과 현지 은행과의 경쟁 심화로 월가 및 유럽 IB들이 아시아로부터 고개를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계 은행 바클레이스는 올해 초 아시아 여러 지역에서 철수하고 스위스계 UBS AG는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투자담당 공동대표 자리를 없앴다. 골드만삭스도 300명 아시아 지역 은행 인력 중 75명을 해고조치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이은 서구권 은행들의 비리 스캔들이 아시아 지역 내 입지 약화를 초래했다는 분석도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말레이시아 국영기업인 1MDB의 부패 스캔들과 연관됐다는 의심받았다. 현재 골드만삭스는 이에 대해 미국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WSJ는 월가ㆍ유럽은행들이 부진하는 사이, 중국계 은행들은 고객에게 대규모 대출을 제공함으로써 아시아 지역에서 세력을 키웠다고 평가했다. WSJ는 중국IB가 아시아 지역 내 비교적 낮은 언어적ㆍ문화적 장벽을 무기로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서의 M&A를 중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자국 기업은 중국 IB와 거래하도록 하는 조치도 도움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픽=문재연 [email protected]; 자료 출처=딜로직]

한편, 중국 기업의 다국적 M&A와 IB업계의 성장은 기존 M&A 주요국이었던 미국과 유럽에 위기감을 조성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월 중국 기업이 추진한 M&A 사업 중 총 42건, 358억 달러 규모의 해외 M&A가 좌절됐다. 이 역시 사상 최고치다. 중국 기업이 추진하고 있는 해외 M&A 중 당국의 규제와 감독으로 종료되지 않은 계약 건이 다수를 차지한다. IT 분야에서는 총 10건의 계약이 종료되지 않았고 규모는 101억 달러에 달한다. 실제로 중국의 IT기업 유니스플렌더는 미국의 데이터관리 웨스턴 디지털을 통해 세계 4위 낸드플래시 업체인 샌디스크를 우회 인수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미국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서 양사의 거래를 면밀하게 조사헸다고 나서자 유니스플렌더를 움직이고 있는 중국의 칭화그룹이 투자를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미국의 CFIUS는 지난 3월 중국 화롄그룹 컨소시엄이 미국의 페어차일드 반도체 사업을 25억 달러에 인수하려는 것을 무산시키기도 했다. 이외에 호주, 스페인, 영국 등 세계 각국에서 중국의 다국적 M&A에 제동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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