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美 망명정부’수립 어려운 이유

①대한민국 통일주체로 인정안해

②북한도 엄연한 유엔가입 국가

③국내거주 탈북자 한국국적 보유

④대표성·자금유치 등 조직적 한계

탈북자들을 중심으로 한 북한 망명정부 수립 계획이 추진중이지만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탈북자 단체와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해외 거주 탈북엘리트들과 국내 주요 탈북자들은 내년 상반기 미국에서 가칭 ‘북조선자유민주망명정부’ 수립을 선포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대북소식통은 7일 “탈북자들이 주축이 된 망명정부 수립 얘기는 처음 나온 것도 아니고 예전부터 있어왔다”며 “최근 주요 탈북단체들 사이에서 다시 망명정부 수립 얘기가 적극 제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한창권 탈북자단체총연합회장은 “아직 구체적인 형태가 잡힌 것은 아니다”며 “최근 북한인권법이 통과되고 북한인권재단이 만들어졌지만 정작 탈북자들은 소외되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강력하게 투쟁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에서 망명정부 수립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중국의 지지를 받기 위해 정치적으로는 자유민주주의를 내세우면서도 경제적으로는 중국식 개혁ㆍ개방정책을 도입한다는 강령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에 이어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롯한 고위층 전용 의료시설인 평양 봉화진료소 등을 담당하는 보건성 1국 출신 간부 등 북한 엘리트층의 잇단 탈북은 망명정부 추진의 직접적 배경이 됐다.

다만 북한 망명정부가 현실화되기까지는 첩첩산중의 난제가 산적해 있다.

우선 북한 망명정부는 대한민국을 통일주체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에 다름 아니다.

정부 당국자는 “일제강점기 때처럼 한반도에 정통성 있는 정부가 없는 것도 아니고 말도 안된다”며 “일부 탈북자들이 망명정부를 무슨 단체 하나 만드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은데 자신들이 무슨 일을 하려는지 모르는 것 같다”고 일축했다.

북한이 핵ㆍ미사일 문제로 국제사회의 골칫거리로 전락했지만 엄연한 유엔 가입 국가라는 점에서 북한 망명정부는 중국은 물론 미국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국내 거주 탈북자들이 법적으로 한국 국적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엘리트층의 이탈이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와 같은 거물급 인사가 없는 상황에서 대표성의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

정부 당국자는 “현재 3만여명에 이르는 탈북자들의 80%가 여성이고, 70%가 40대 이하인데, 지금 망명정부를 추진한다는 사람들은 50~60대 남성이 대부분”이라며 “만에 하나 망명정부가 수립된다고 하더라도 북한이탈주민들 사이에서 인정받을 수 있겠느냐”며 의구심을 표시했다.

이 같은 난제들은 망명정부 수립을 위한 자금이나 조직상 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결국 북한 망명정부 수립은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신대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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