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리뷰]한진해운 물류대란 네탓 공방, 조양호 vs 임종룡 또다시 대립각만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지난 4일~6일 진행된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 현장에서는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사태와 그로인한 물류대란의 책임이 소재를 놓고 정부와 한진 측의 공방이 벌어졌다. 채권단 자율협약 진행 중에 자금 조달 방안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던 모습이 국감장에서도 어김없이 재연됐다.

우선, 금융당국이 물류대란에 대비를 제대로 못했던 이유에 대한 책임 공방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법정관리 전) 한진해운과 산업은행이 두 차례 만났고, 현대상선도 한 차례 만났는데 이 과정에서 (물류대란 해소를 위한) 한진해운 측의 협조를 얻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물류대란 해결에 필요한 정보를 법정관리 이전에 얻을 수 없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즉, 금융위가 거듭 한진해운에 화주 정보 등을 요청했음에도 한진 측이 이를 묵살하면서, 현재의 물류대란이 벌어졌다는 의미다. 


이는 지난달 열린 조선ㆍ해운업 구조조정 연석 청문회에서도 불거진 사안이다. 당시 임 위원장은 “물류대란 대책 마련에 가장 필요한 것이 한진 측이 가진 화주·운송 정보이고 한진 측에 여러 차례 대비책을 세워달라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진 측의 입장은 이와 정반대였다. 자율협약 기간 중 채권단 요청에 대부분 협조했으며, 정부가 요청했다고 주장한 운송정보는 요청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4일 열린 산업은행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재차 정부가 요청한 정보를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법정관리 직후 정부로부터 화물과 운송정보를 요청받았고, 정보를 제공했다”며 “그러나 법정관리 전에는 이 정보를 요청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석태수 한진해운 사장도 금융당국이 화물, 운송 정보를 법정관리 전에 요청했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그런 일 없다. 제가 법정관리 전 세차례 회의에 참석한 당사자로서 그 부분은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화주 정보와 혼동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법정관리 전에는 화물과 운송정보에 대해 요청받은 바 없고, 법정관리를 신청한 뒤에야 화물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정보를 요청받아 공유하며 대책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정부 측와 한진 측의 거듭된 책임 공방에 야당 의원들은 정부가 왜 더 적극적으로 물류대란 해소에 나서지 않았느냐며 질타를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은 “화주 계약정보는 기업의 기밀”이라며 “기밀이라고 했어도 더 긴박하게 얘기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은 “국책은행에 맡기고 뒷짐 진 경제수장이 핑퐁게임을 하다 물류대란 사태를 맞았다”고 비판했다.

임 위원장은 “올해 5월부터 해양수산부와 물류 문제를 의논했고 8월부터는 산업은행이 직접 한진해운을 만나게 해 여러 차례 협의했다”며 “대비를 했지만 충분치는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7일 열린 국회 농해수위 국감장에서도 한진해운 사태로 인한 해운, 항만, 물류업계에 미치는 피해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은 “한진해운의 부산항 환적물량의 약 50%(50만TEU)가 부산항을 이탈할 것”이라며 ”이를 국적 선사가 아닌 중국 등 외국 선사들이 물량을 흡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김종회 의원도 “중국은 상하이, 칭다오, 닝보 등에 시설을 확충하는 한편 부산항 환적 때 하역료를 할증 부과하고, 일본도 부산항 환적물량을 50% 감축할 계획을 추진하는 등 부산항을 견제하고 있다”며 “이런 시점에 한진해운의 해운동맹 퇴출로 제2의 고베항으로 전략할 형편에 놓였다”고 우려했다.


한진해운 사태로 부산, 광양 등 지역 경제의 기반 붕괴 가능성도 거론됐다.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은 한진해운 사태로 부산은 물론 전남지역도 큰 피해

를 보고 있다며 물동량 감소를 막기 위한 대책을 주문했다. 이 의원은 “한진해운이 파산하면 내년 이후 광양항의 물동량이 14만~20만개가량 줄고, 그로 인한 피해액은 89억~126억원에 이를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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