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파악에 현미경 들이대는 기업들…자소서 질문 길어졌다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좋아하는 아티스트(그룹/솔로, 장르무관)를 선정하여 소개해주시고, 해당 아티스트의 성공요인 혹은 실패요인에 대해 본인의 생각을 작성해주세요.”

“외식업이 무엇인지에 대한 자기 생각을 작성해보고, 이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 해온 노력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기술하시오. 단, 아래와 같이 직접/간접경험으로 구분하여 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대학원의 연구논문 주제가 아니다. 이는 이번 대졸 신입사원 채용과정에서 기업들이 실제로 지원자들에게 요구한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 문항이다. 직무역량 강화 기조가 대기업을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기업들이 출제하는 자소서 질문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더욱 다양하고 심도 있는 소재들을 활용해, 지원자들의 성향과 역량을 입체적으로 분석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강화된 것이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올 하반기에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한 국내 30대 그룹의 자소서 질문 5000여 개를 수집ㆍ분석해 자기소개서 출제 트렌드에 대해 짚어 봤다.

이번 조사의 대상이 된 기업은 국내 30대 그룹 중 하반기에 채용을 진행하는 CJ, GS, KT, LG, 삼성, 롯데 등 24개 그룹사이다. 이들 그룹은 206개 계열사에서 1191개의 직무 분야를 모집했다.

인크루트에 따르면 한 기업 당 출제하는 자소서 질문은 평균 4.25개로 나타났으며, 조사된 전체 자소서 항목은 총 5059개로 중복된 항목을 제외해도 가짓수는 401개에 달한다. ‘지원동기’, ‘입사 후 포부’, ‘성장과정’, ‘성격의 장단점’, ‘경력사항’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았던 과거와 비교해 큰 변화이다.

올해 출제된 자소서 문항들을 들여다보면 질문 자체의 글자 수가 기존 항목들에 비해 대폭 늘었다는 특징이 발견된다. 띄어쓰기를 포함해 글자 수를 세어보면 ‘지원동기’, ‘성장과정’, ‘경력사항’은 각각 4자, ‘성격의 장단점’과 ‘입사 후 포부’는 각각 7자이다. 단순 계산을 해보면, 과거에는 한 문제 당 평균 5.2자의 질문으로 지원자들을 평가해 왔다는 얘기가 된다.

반면 올해에는 사정이 크게 달라졌다. 올해 자소서 문제의 평균 글자 수는 73자로 기존에 비해 10배 가량 늘어났다. GS SHOP(MD 직군)의 ‘지원동기’와 같이 기존의 양식을 그대로 차용한 기업도 있었지만, 대체로 과거에 비해 한층 길어진 모습이다. 그만큼 더 상세하고 구체적인 지침을 요구하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가장 긴 자소서 문항은 SK텔레콤(‘빅 데이터’ 직군)의 360자 질문이었다. 또한 가장 상세히 문항을 설명한 그룹도 SK로, 이번에 신입채용을 진행한 25개 사의 질문 글자 수 평균값은 125자였다. 반면 가장 짧은 그룹은 효성그룹으로 평균 7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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