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나토식 확장억제’ 협의하나…윤병세 NATO연설 주목

[헤럴드경제] 한미가 이달 중순 미국에서 개최하는 외교·국방장관 연석회의(2+2)와 한미안보협의회(SCM)를 앞두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이하 나토)식 확장억제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현재 북핵 위기 국면에서 두드러진 확장억제는 동맹국이 적대국의 핵 공격 위협을 받을 경우 미국이 핵우산, 미사일방어체계, 재래식 무기를 동원해 미 본토와 같은 수준의 억제력을 제공한다는 개념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사진>은 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28개 나토 회원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북대서양이사회에서 행한 연설에서 “(북한에 대한) 효과적압박과 제재는 강력한 억지력에 의해 뒷받침되어야 한다”면서 나토와 확장억제 분야에서의 경험공유를 제안했다.


윤 장관의 이런 제안으로 이번 2 2회의에서 나토식 확장억제 모델이 논의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섣부른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물론 이런 관측에 정부 관계자들은 신중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윤 장관의 발언은 원론적인 차원에서 한국-나토 간의 정보공유 필요성을 거론한 것”이라며 “확장억제와 관련해 한미간에 급작스러운 방향전환, 정책 전환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미국의 동맹인 한국과 나토(미국을 제외한 유럽의 나토 회원국들)는 미국의 확장억제에 기대고 있지만, 확장억제와 관련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지 여부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

나토는 미국과 유럽 각국의 국방장관으로 구성되는 ‘핵계획그룹(NPG)’을 1960년대 말 설치해 핵무기의 구체적인 운용 방침을 공유하고 있다. NPG는 확장억제 관련 정책을 개발하고 집행하는 의사결정기구로 볼 수 있다.

반면 한미 간에는 억제전략위원회(DSC)가 가동되고 있지만, 정보 공유와 함께 확장억제의 실효성을 관찰·평가하는 데 방점이 찍힌 기구다.

즉 나토의 NPG에서는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나토 가맹국들도 미국의 핵무기 관련 계획 작성에 참여할 틀이 있는 마련되었지만 한미간 DSC에서의 의사결정은 미국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DSC에서 한국 측은 미국이 핵 계획 정보를 우리 측과 공유하거나 확장억지력의 작전계획 작성에 참여시키는 등의 나토 모델을 한국에 적용할 것을 희망했지만 미국 측은 난색을 표명해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확장억제의 의사결정 과정에 한국이 참여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지난달 5차 핵실험을 계기로 북한 핵 위협이 고조되면서 이목을 끌고 있다. 한국 일각에서 상황에따라 미국의 핵우산 공약이 부도수표가 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해소할 수있느냐와 관련된 사안이기 때문이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북한의 핵 공격이 임박한 상황 등에서 한국의 입장을 반영할 제도적 장치가 한미 군 당국 사이에 미비한 실정”이라고 지적한 뒤 “한국의 독자 핵무장이나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 방안에는 문제가 분명히 있는 만큼 미국의 핵억지력 제공을 한국 입장에서 보장받는 현실적인 방법은 나토식을 따르는 것”이라고강조했다.

아울러 과거 동북아에도 한미일이 참여하는 NPG 형태의 기구가 필요하다는 미국전문가의 주장이 제기된 적도 있다.

딕 체니 전 미국 부통령의 외교·안보정책 담당 보좌관이었던 스티븐 예이츠는 2009년 8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실은 공동 기고문에서 미국과 한일 등 동맹국간 협력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 방안의 하나로 동아시아 지역에 나토의 NPG와 같은 공동 협의체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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