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가속페달서 발을 뗐다, 굽은 길 브레이크가 필요 없었다…BMW i3

[헤럴드경제(제주)=정태일 기자]조용하고 유지비가 적게 들어 경제적인데다 배출가스도 없어 친환경적인 장점까지. 전기차를 높게 평가하는 가장 대표적 이유로 꼽힌다. 거꾸로 말하면 운전할 때 재미가 떨어진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하지만 지난달 제주도에서 열린 BMW 연례기자간담회를 통해 시승한 i3는 주행거리만 길게 받쳐준다면 계속 달리고 싶은 기분을 갖게 하는 차였다.

i3에 착석했을 때 눈높이가 제법 올라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i3의 전고는 1578㎜로 BMW X1(1598㎜)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SUV에 버금가는 착점에 전면 유리가 개방감이 극대화돼 넓은 시야를 확보했고 전방이 시원하게 들어왔다. 


시승코스는 히든클리프호텔에서 출발해 산방산, 화순금모래해변을 거쳐 되돌아오는 약 35㎞ 구간이었다.

전기차답게 밟는대로 직관적으로 속도가 올라가는 가속감이 가장 먼저 들어왔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6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7초, 100㎞까지 7.2초인 성능이 뻥 뚫린 제주도 도로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게다가 i3는 후륜구동방식이라 운전자로서는 높은 승차감과 역동적인 주행 둘다를 경험할 수 있었다. 제주도는 속도제한 구간이 곳곳에 있어 제로백까지는 시험하지 못했지만 가속페달에 힘을 잠깐만 가해도 금세 시속 60㎞까지 치고 올라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i3의 백미는 제동성능이었다. 전기차 특성 상 운전하는 동안 배터리를 충전시켜야 하는 회생기능이 필요한데 i3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자동으로 제동이 걸리면서 배터리를 충전시키는 회생제동방식을 채택했다. 운전자가 특정 액션을 가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운전하는 상황에서 회생제동이 작동돼 편리한 방식이라 볼 수 있다.

이보다 더 큰 장점은 운전자가 별도로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제동력이 강하게 발휘돼 가속페달만 밟고 떼는 것만으로 웬만한 운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시속 60㎞ 제한구간에 다다르자 가속페달에서 발을 서서히 떼니 제동이 걸리면서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적정속도를 맞출 수 있었다. 심지어 정지신호 앞에서도 거의 시속 5㎞ 미만까지 줄어들어 완전정지를 위해서만 브레이클 밟기만 해도 있다. 


더 큰 재미는 산방산 일대를 돌며 굽은 길이 많았는데 가속페달을 밟고 떼면서 와인딩을 충분히 즐겼던 구간이었다. 제법 급회전 구간에서도 확실히 제동이 돼 충분한 속도와 안정적인 제동을 동시에 맛볼 수 있었다.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처럼 패들시프트를 통해 엔진브레이크처럼 감속 정도를 조절하거나 기어로 회생제동을 하는 닛산 리프와 달리 i3는 자동으로 회생제동을 작동시켜 순수히 발로 운전하는 재미를 극대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운전하는 동안 계기반에는 주행가능 거리가 계속 바뀌었다. 처음 100㎞ 이상이었다가 운전을 계속하자 91, 92㎞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회생제동이 반복되면서 시승 후에는 99㎞까지 올라갔다.

i3의 1회 풀충전시 주행거리는 132㎞다. 완속 충전으로 100% 충전하는 데 3시간이 소요된다. 한 시간 충전으로 약 50㎞ 주행이 가능하다. 급속 충전은 80% 충전까지 30분 정도 걸린다. 220V 전압을 사용하는 비상용 충전기로는 완전 충전까지는 8~10시간이 걸린다.

일반 세단이나 RV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불편할 수 있는 점도 있다. 우선 4인승이지만 뒷문을 열기 위해서는 앞문을 먼저 열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무게중심을 낮추기 위해 배터리를 차체 하단에 설치했다지만 실제 성인이 앉으면 헤드룸이 부족하게 느껴질수 있다. 트렁크 공간이 협소해 4인 이상 가구보다는 1, 2인 소인 가구 중심으로 이동하기가 적절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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