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ㆍ예결위ㆍ법사위, 與野 몫 원구성의 재조명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여소야대 정국에서 20대 국회 초반 여야 몫을 나누는 원구성은 치열한 줄다리기가 전개됐다. 야권은 여소야대를 기반으로 주요 직책을 차지하는 데에, 여권은 이를 최대한 방어하는 데에 주력했다. 그 결과 국회의장과 예결위원장은 야당에, 법사위원장은 여당에 돌아갔다. 그 뒤로 6개월, 원구성은 예상대로 상당한 파급력을 끼쳤다.

야당 국회의장인 정세균 의장은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여야 세 대결 중심에 섰다. 주요 쟁점마다 여권은 정 의장을 겨냥했고, 정 의장은 물러서지 않았다. 정 의장은 취임 이후 개헌,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등 연이어 화두를 꺼냈다. 정기국회 개원사에선 “쓴 소리 좀 하겠다. 개인의 목소리가 아닌 국민의 목소리”라며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의혹 문제와 사드 배치 등을 언급했다. 여권은 이에 항의하며 본회의장을 떠나고 국회 일정 불참을 선언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두고 여권은 정 의장의 중립성을 문제로 삼으며 국정감사 불참까지 강했다. 집권여당의 국감 불참은 헌정 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정 의장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도 벌였다. 20대 개원 이후 여당이 의사일정 불참을 강행한 사례마다 야당이 아닌 정 의장을 이유로 삼았다. 야당 국회의장의 파급력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김현미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역시 추가경정예산 통과 과정에서 야권 예결위원장의 힘을 보여줬다. 추경 처리와 연계된 구조조정 청문회에서 소위 최종택(최경환 전 경제부총리ㆍ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ㆍ홍기택 전 산업은행장) 증인 채택을 여권이 반대하자 김 위원장은 추경 심사 중단을 선언했다. 결국, 이들 증인 채택은 끝까지 무산됐지만, 야권 예결위원장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준 사례다.

국감이 끝나면 이제 국회는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돌입한다. 추경은 전초전에 불과하다. 내년도 예산안에는 법인세 정상화, 소득세 인상, 누리과정 예산 등 여야가 대립하는 굵직한 현안이 즐비하다. 특히나 대선을 앞두고 여야의 힘겨루기가 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사위원장은 새누리당 소속 권성동 의원이다. 권 위원장은 ‘청문회 브레이커’란 별명을 가질 만큼 강경한 인물로 알려졌다. 국감 일정이 끝나면 이제 여야는 법안 처리 대결로 돌입한다. 이미 하나둘씩 현안은 넘어왔다. 고(故) 백남기 씨 특검안이 법사위를 기다리고 있다.

특검안 진행 과정을 둘러싼 여야 기싸움에서 이미 여권 법사위의 영향력을 방증했다. 야권은 상설특검법에 따라 법사위를 거치지 않고 바로 본회의 표결을 주장했고, 여권은 법사위를 거쳐야 한다고 강력 반발했다. 권 법사위원장을 피하려는 야권과, 권 법사위원장을 거치게 하려는 여권의 보이지 않는 대결 구도였다. 결국, 국회사무처가 법사위를 거쳐야 한다고 유권해석을 내리고, 더민주가 “이를 존중하겠다”고 의사를 밝히면서 백남기 특검안은 법사위를 거치게 될 수순이다. 여권 법사위원장이 특검안을 두고 어떤 행보를 보이는가에 따라 향후 여권 법사위원장의 파급력을 가늠할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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