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가발주 건설현장 사상자 5년간 1200명, “일용직이 대부분…위험의 외주화 심각”

-전체 사고 1204건 중 경기도서 ‘절반’에 가까운 540건 발생, 지자체 관계 당국의 ‘안이한 대응’도 문제

-정용기 새누리당 의원 “발주처-시공사-지자체 잇는 안전시스템 구축 필요”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국민 주거공간 및 국토 개발 전담 공공기관인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 발주 건설현장에서 최근 5년간 1200여명의 인부가 죽거나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 발주처인 LH와 시공사, 각 지방자치단체가 건설현장 관리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는 과정에서 ‘안전’의 가치가 뒤로 밀린 탓이다. 특히 사상자의 절반 가량이 경기도에서 집중적으로 발생, 경기도청 관계 당국의 안이한 대응도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발주 건설현장에서도 여지없이 되풀이된 ‘위험의 외주화’다.


10일 헤럴드경제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용기 새누리당 의원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LH가 발주한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총 1202건(사상자 1명당 안전사고 1건으로 계산)에 이른다. 이 중 52명이 목숨을 잃었고, 나머지 1150명은 신체 일부를 잃는 등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 시공사 별로는 서희건설(34건)과 대우건설(28건), 코오롱글로벌(23건), GS건설(21건), 풍림산업(20건) 공사 현장에서 20명이상의 사상자가 발생, 전체 안전사고 건수의 10%(126건)가량을 차지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전체 안전사고의 절반가량인 542건이 경기도에 위치한 건설현장에서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 중 20명이 사망했고, 522명이 부상을 당했다. 연도별로는 2012년 105건(사망자 3명ㆍ부상자 102명), 2013년에는 116건(사망자 6명ㆍ부상자 110명), 2014년 137건(사망자 2명ㆍ부상자 135명), 지난해 128건(사망자 7명ㆍ부상자 121명)의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올해는 상반기까지 총 56건(사망자 2명ㆍ부상자 54명)의 인명피해가 있었다. 별다른 대책 없이 해마다 사상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이다.

안전사고의 피해자가 ‘취약 근로자’에 집중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실제 지난 2012년 삼우종합건설의 고양시 일산구 9사단 시설물 공사현장에서는 일용직 근로자인 A 씨가 수송부 창고 H빔 철골 설치작업 중 2m 높이에서 추락했다. 최근에는 이수건설의 광주시 남구 LH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B 씨가 주차장 작업을 하며 이동하던 중 3m 높이에서 추락해 근처 병원으로 이송되는 등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및 일용직 근로자에게 발생한 안전사고만 수십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 의원은 국가발주 건설현장에서 안전사고가 되풀이되는 이유로 발주처인 LH와 사고 지자체의 ‘책임방기’를 지목했다. 최근 5년간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경기도 관계 당국이 “건설현장 인명피해 사고 책임은 시공사에 있고, 경기도 소관인 119에서 출동하기 때문에 도청에서는 별도로 관여하지 않고 있다. 다만 대량으로 사상자가 발생할 경우 안전재난본부를 설치해서 매뉴얼대로 대응하고 있다”고 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사실상 현장관리의 책임을 LH와 시공사에 모두 떠넘긴 채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이다.

정 의원은 이에 대해 “최근 지진과 태풍 등 자연재해로 인해 ‘안전’이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다”며 “건설현장 안전사고에도 철저히 대응해야 한다. 정부 감독 아래 LH-시공사-지자체가 건설현장 안전상태를 교차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한편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30개 기업에서 209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했으며, 사망자는 245명이었다. 이중 산재사망자 중 하청노동자는 212명(86.5%)에 달했다. 원청 노동자는 33명(13.5%)에 불과했다. 부상자도 하청 노동자에 집중(76명 65명)됐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