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에 또 반전” 보이스피싱범 상대로 사기 친 일당 검거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보이스피징 조직에 가담해 현금을 인출하던 조직원들이 다시 돈을 빼돌리다 경찰에 붙잡혔다. 범죄조직을 상대로 사기를 벌이던 이들은 수상함을 느낀 은행 직원의 기지로 모두 쇠고랑을 차게 됐다.

사건을 수사한 서울 중랑경찰서는 보이스피싱 범죄를 통해 얻은 수익금을 다시 가로챈 혐의(사기)로 이모(28) 씨 등 4명을 검거해 이 중 주범인 이 씨와 최모(26) 씨를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사진=123rf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최 씨와 함께 보이스피싱 조직에 가담했다. 이들은 “송금된 돈을 인출해 전달해주면 인출 금액의 5%를 대가로 지급하겠다”는 말에 범행을 시작했다. 이들은 지인인 이모(21) 씨까지 끌어들여 지난달 20일 보이스피싱에 피해자가 입금한 2775만원 중 1000만원을 인출해 조직원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조직이 약속했던 수고비 50만원은 없었다. 약속했던 대가를 받지 못하자 세 명은 조직을 상대로 복수를 계획했다. 이들은 복수를 위해 공범 유모(22) 씨를 영입해 조직에 “새로 돈을 인출할 사람을 모집했다”며 다시 피해금을 인출해주겠다고 제안했다. 이 씨 일당은 이렇게 인출한 1200만원을 조직에 전달하지 않고 가로챌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복수는 은행 직원의 기지로 결국 실패했다. 은행 직원은 행색이 남루했던 유 씨가 “평소 차고 다니던 명품 시계를 판 돈을 인출하려 한다”는 말을 하자 보이스피싱 범죄를 의심했다. 결국 은행 직원은 경찰에 보이스피싱이 의심된다며 신고를 했고, 유 씨는 은행 근처에서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검거한 유 씨를 상대로 수사를 확대해 범행에 가담한 주범 이 씨 등 3명을 모두 검거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 씨는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생활고 때문에 범죄에 가담하게 됐다”며 “공범인 유 씨 등은 평소 채무를 갚아주는 조건으로 범죄에 가담시켰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생활고에 시달리는 20대 사회 초년생들이 범죄에 빠지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며 “한순간의 잘못도 처벌로 이어질 수 있어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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