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ㆍ면세점 ‘함박웃음’ 재래시장 ‘한숨’…코리아 세일 페스타의 두얼굴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 중국인 싼커 쉬징징(27ㆍ여) 씨는 지난 3일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에서 쇼핑을 즐겼다. 그가 이날 티파니 매장과 한섬 매장을 들러 한번에 8000만원 상당의 물건을 구입해 갔다. 그는 “예전에는 패키지 관광을 하러 왔었지만 이번엔 자유여행으로 한국을 찾았다”며 “한달 전부터 SNS 등을 통해 코리아 세일 페스타 정보 등을 알고 있었던 탓에 할인된 가격에 쇼핑을 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 강남의 백화점 명품 매장에서도 30대 싼커 짱샹홍은 ‘남편선물’을 위해 3억원 상당의 명품 시계를 구입하는 등 이날에만 총 4억원의 물건을 구입했다.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는 백화점, 면세점과 달리 적막감이 감돌았다. 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코리아 세일 페스타 영향으로 손님들이 백화점 등으로 가는 것 같다”며 “먹거리 특화가 된 일부 전통시장을 제외하고는 전혀 대목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다”며 한숨을 쉬었다.

국경절과 함께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겹친 10월초 백화점과 면세점은 한국을 방문한 요우커(遊客ㆍ중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이들은 기존까지 명동과 동대문으로 활동 반경이 국한됐지만, 몇년 전부터 핫 플레이스로 급부상한 강남, 홍대 등 서울 전역으로 그 영역을 넓혔다. 

하지만 전통시장만은 예외였다. 정부는 이번 코리아 세일 페스타 기간 지난해보다 두배 많은 400여개 전통시장을 참여시켰지만, 외국인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전통시장의 상인들도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뭐냐”고 반문할 정도로 행사에 대한 사전교육은 없었다.

주말 명동은 요우커(遊客ㆍ중국인 관광객)로 가득찼다. 1일부터 7일까지 중국의 국경절 연휴에 맞춰 한국을 찾은 요우커들 덕분에 유통업계는 활기로 가득했다. 일선 면세점과 백화점 명품코너에는 상품을 문의하고 구매하는 중국인들로 붐볐다.

롯데백화점 소공점은 개점 시간 입장을 기다리는 요우커들로 북적였다. 개점 시작 전 백화점을 방문했지만 입장하지 못하고 대기한 손님들이다. 백화점 앞 버스정류장까지 요우커들이 나와 휴대전화로 구입할 상품을 찾아보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부지런한 요우커들은 이른 시간부터 와서, 백화점 쇼핑을 기다린다”며 “국경절이라 더욱 많은 요우커가 방문했다”고 말했다.

요우커들의 방문에 힘입어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2015년 10월 1∼10일) 대비 코리아세일페스타 대규모할인행사 기간(9월 29일∼10월 8일) 매출이 6.2% 증가했다. 같은기간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은 20%, 신세계백화점도 9.7%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도 29일부터 지난 5일까지 중국인 관련 매출이 지난해 국경절 연휴(10월1일~7일)보다 45.3% 신장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방문한 요우커들의 객단가는 76만원으로 지난해보다 요우커 개개인의 상품 구매액도 10.5% 늘었다. 

[사진설명=최대 쇼핑ㆍ관광 축제인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 참가한 국내 백화점들의 매출이 지난해 보다 10% 넘게 늘어나며 연말 못지 않은 특수를 노렸다. 이에 백화점 업계가 소비 특수를 잇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와 풍성한 행사를 잇달아 준비하는 등 ‘코리아세일페스타 2탄’을 준비하고 있다. 이상섭 [email protected]]

면세점들도 특수를 누렸다. 주말 오후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는 화장품을 사러 온 요우커들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설화수와 후, 라네즈 등 평소에도 붐비는 매장들은 상품을 사기 위해 대기하는 인파가 20~30여명은 몰려 있었다. 비교적 인기가 덜하던 닥터자르트와 이니스프리 등 매장에도 많은 사람이 몰려, 매장 직원은 상품을 찾고, 뛰어가 소개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신세계 면세점 관계자는 “매장이 가득차서 발 들일 틈이 없었다”며 “확실히 연휴기간 매출 증대 효과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롯데면세점에도 많은 사람이 찾아왔다. 국경절 연휴와 코리아 세일페스타가 겹쳤던 1일부터 5일까지 요우커 매출은 30% 신장해서 전년도 7%의 매출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반면 전통시장은 코리아 세일 페스타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 8일 청량리 청과물시장과 중랑역 동부시장 등 재래시장에서는 요우커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 

한적한 전통시장 모습. [사진=헤럴드경제DB]

한국을 방문하는 요우커들은 주로 백화점에서 쇼핑을 즐긴다. 이들이 한국 하면 떠올리는 것은 ‘화장품’과 ‘드라마’다. 요우커들은 설화수, 후와 같은 명품 화장품, 드라마에서 한류스타들이 입고 나온 의류를 구입하기 위해 백화점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재래시장에 대해선 사전정보가 턱없이 부족하다. 대형마트도 마찬가지다. 주로 생활필수품을 판매하기에 요우커가 많이 방문하는 장소는 아니다.

동대문구의 한 대형마트를 방문한 김모(27ㆍ남)씨도 “주말이면 마트를 방문하는 편인데 이번 주말은 평소때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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