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 조롱, 갈등만이 난무했던 2차 美 대선 토론회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9일(현지시간)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에서 ‘타운홀미팅’ 형식으로 열린 2차 대선 TV토론에서 설전을 벌였다. CNN은 “갈등, 조롱이 가득찼던 토론”이었다고 묘사했다.

첫 번째 질문은 ‘미국 어린이들에게 적절한 미국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가’였다. 이에 대해 힐러리 클린턴은 인종, 당파, 출생지를 가르지 않고 각자의 역할이 있고 통합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는 “우리나라가 위대한 나라가 아니라고 한 발언을 후회한다”고 운을 뗀 다음, “하지만 지난 8년간 우리나라는 엉망이 됐다. 나는 위대했던 미국을 되돌려 놓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게티이미지]

트럼프를 둘러싼 ‘음담패설’ 논란은 다음 이슈로 즉각 부각됐다. 진행자 앤더슨 쿠퍼가 지난주 공개된 음담패설 영상에 대해 언급하며 “성희롱이었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는가”라고 묻자, 트럼프는 “나는 이미 사과를 했고 가족들에게도 내 지지자들에게도 사과를 했다”라면서 “지금 ISIS가 테러가 만연한 상황이고 훨씬 나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라면서 주제를 돌렸다.

이에 쿠퍼가 다시 “여성을 강제로 키스하고 만져도 된다는 발언에 대한 입장은 변함 없는가”라고 묻자, 그는 “나는 그런적이 없다는 것을 말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오히려 클린턴 전 장관의 남편인 빌 클린턴의 과거 성추문에 대해 “내가 한 것은 말이었지만, 그가 한 것은 행동이었다”라면서 “힐러리는 더한 것도 했다. 그는 나라를 망쳐버렸다”라고 반박했다.

클린턴은 “우리가 금요일 보고 들은것은 트럼프가 여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무슨 일을 하는 지 말한 것이었다. 비디오가 자신을 대변한다고 말한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분명 우리는 그를 지난 선거캠페인 동안 여성을 희롱하고 조롱하는 것을 보았다”라고 지적했다.

마이크 존스 CNN 정치평론가는 “트럼프의 발언은 최악이었다. 사과는 하지 못할 지 언정 자신의 잘못을 가볍게 하려고 했다”라며 “더 최악은 자신의 경쟁자를 체포하겠다고 하겠다. 자기 경쟁자라는 이유로 상대방을 체포하겠다는 사람이 어딨는가”라고 말했다. 글로리아 보거 CNN 수석 정치평론가는 “백인 여성 유권자들은 트럼프의 진중한 사과를 원했다”라면서 “하지만 이를 들을 수 없았다”라고 지적했다.

존스가 언급한 “트럼프의 특검” 발언은 클린턴은 국무장관 시절 이메일 사태를 둘러싼 논쟁이 진행됐을 때였다. 트럼프는 클린턴의 이메일 사태에 대해 “당신은 계속 거짓말만 늘어놓고 있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내 법무장관을 시켜서 당신의 거짓말을 다 파헤칠 것이다”라면서 “당신을 심판하기 위한 특검을 꾸릴 것이고 당신을 잡으러 갈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트럼프에 환호를 보냈다. 제프리 로드는 “트럼프가 한 발언은 엘리트 정치인에 환멸이 난 미국 대중의 분노를 풀어준 것”이라며 “일반인이라면 중벌에 처해질 일을 정치적 엘리트들은 너무나도 쉽게 빠져나가기 때문에 트럼프가 지적한 것은 이에 해당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CNN 패널들은 이번 토론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또 한 번 승리했다고 평가했다. 글로리아 보거는 “클린턴은 ‘지난 30년 간 뭘 했냐’는 트럼프의 질문에 적절히 응수했다”라면서 “어린이 사회보장책과 라틴계 미국인들의 투표권, 흑인의 경제지원책을 위해 어떤법안을 통과시켰는지 차분히 말했다”라고 평가했다. 존 케이그는 “트럼프은 자신을 둘러싼 음담패설 논란을 잠재우는 데는 성공했을 지도 모른다”라면서 “지금부터 대선은 시작됐다. 30%의 유권자가 사전투표를 시작했고, 트럼프는 클린턴보다 좀 더 공격적으로 나왔다. 트럼프의 지지자는 그래도 트럼프가 잘했다고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토론에서 트럼프는 40분 10초 간 발언했고, 클린턴은 39분 5초 간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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