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손닿으면 모두 죽는다”…공화, 반세기만에 최고시련기

상하원, 영향미칠까 전전긍긍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의 음담패설이 일파만파로 확대되면서 공화당은 상원의원 선거마저 잃을까봐 두려움에 떨고 있다. 공화당 내부에서는 “트럼프의 손이 닿는 것은 모두 죽는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그동안 트럼프가 여성, 장애인, 이민자, 무슬림, 시리아 난민, 전쟁포로, 전사자 가족 등을 공격할 때도 그를 옹호했던 공화당 지도부가 모두 등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심지어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 후보까지 트럼프를 비난했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도 “구역질이 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난 7일 트럼프가 2005년 TV프로그램 진행자와 나눈 외설적인 대화가 유출된 이후 트럼프에 대한 공화당 내 지지 철회가 잇따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후보 사퇴까지 주장하고 있다.

공화당의 컨설턴트 릭 윌슨은 “트럼프의 손이 닿는 것은 모두 죽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공화당 로비스트인 존 맥 스티파노비치는 “공화당 간부들은 이를 갈면서도 트럼프를 받아들였다”며 “이들은 모두 협력자들”이라고 비판했다.

올해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존 케이식 오하이오주 주지사의 보좌관 존 위버는 공화당 간부들을 타이타닉호 탑승권을 쥔 승객에 비유하기도 했다.

위버는 “공화당 간부들은 타이타닉호가 빙산을 만나 침몰할 경우 충분한 구명보트가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 배에 올라탔다”고 말했다.

특히 공화당은 향후 상원의원 선거 등에서 악영향을 받을까봐 우려하고 있다.

공화당의 컨설턴트 릭 윌슨은 “앞으로 몇 년동안 민주당은 ‘공화당 ○○는 여성 혐오, 인종차별, 성차별, 어리석음을 보여준 트럼프를 지지했었다’라는 TV광고를 내보낼 것”이라고 우려했다.

2012년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의 전략가였던 스튜어트 스티븐스는 “공화당은 악몽의 시나리오에 있다”며 “트럼프는 이미 나라, 정치를 망친 매우 파괴적인 후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처럼 트럼프를 부정하는 전략은 공화당에 별로 도움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올해 대선과 동시에 치러지는 상원의원 선거에서 민주당과 접전을 벌이고 있는 후보들은 적극적으로 트럼프를 비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행동이 유권자들에게 위선으로 비춰지거나 애초에 판단을 잘못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2008년 공화당 대선후보이자 올해 애리조나주 상원의원 선거에 재도전하는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트럼프에게 투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올해 재출마하는 켈리 아요테 뉴햄프셔주 상원의원도 “여성을 모욕하는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아요테 의원은 트럼프를 ‘롤 모델’이라고 말했다가 철회한 바 있다.

반면 공화당 소속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올해 상원의원 선거를 걱정하지 않는다”며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 유권자들은 의회가 힐러리를 견제하길 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밥 돌을 제외하고 전직 공화당 출신 대통령이나 대선후보 중 아무도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고 있으며, 트럼프의 패색이 짙어지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부시 행정부 시절 관리였던 토니 프라토는 “유권자의 절반 이상은 여성인데 이들이 반발하면 이길 수가 없다”며 “공화당원들은 침몰하는 배에서 뛰어내리고 있는데 이는 트럼프가 이길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을 드러낸다”고 말했다.

테드 크루즈 전 대선후보의 대변인이었던 릭 타일러는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떠나지 않겠지만 문제는 그들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지지 세력을 확장해야 하는데 트럼프는 이제 그렇게 할 수 없다. 확실히 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수정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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