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행제로’ 학생이 ‘자기주도 모범생’으로?…학생부 조작·오류 419건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무단지각 기록이 교통사고 입원으로 바뀌거나 품행불량 학생이 자기주도 모범학생으로 둔갑하는 등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조작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광주광역시의 한 사립여고에서 벌어진 학교생활기록부 조작이 일부 학교에 그친 것이 아니라는 방증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NEIS)상 고등학교 학생부 정정 현황’에 따르면 2013년 25만1495건이던 학생부 정정 회수가 2014년 27만8985건, 2015년 29만6170건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9월 기준으로 이미 28만4548건을 기록하며 해마다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중 고의성 조작 또는 단순한 실수로 인해 최근 4년간 총 371개 학교에서 419건이 교육청 감사에서 적발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대입 수시모집에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일선 학교에서 학생부를 임의로 조작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2016학년도 입시에서 학종으로 6만7631명(18.5%)을 뽑았던 것이 올해 입시에선 7만2101명(20.3%), 내년엔 8만3231명(23.6%)으로 늘어난다. 학생부 전형을 늘린 이유가 학교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서인데 오히려 부정한 방법을 양산하는 역효과를 내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대구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동아리 지도 교사가 다른 교사의 권한을 도용해 동아리 학생 30명의 기록을 고쳤고 대전의 B고등학교에서는 무단지각 6회 학생의 기록을 고쳐 ‘교통사고 입원(6일)’으로 적기도 했다. 울산의 C고등학교에서는 ‘품행 불량’ 징계받은 학생을 ‘자기주도학습 모범학생’으로 선정하고 기록하기도 했다.

안민석 의원은 “해마다 늘고 있는 학생부 조작·오류 때문에 학생부의 공정성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날마다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며 “나이스상의 학생부 관리 시스템을 개선해 인위적인 조작이 불가능하게 하고, 교육청의 관리·감독을 강화할 수 있게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10일 전국 2300여개 고교를 대상으로 학생부 관리 실태를 조사하겠다고 밝힌 교육부는 “나이스상에서의 학생부 정정 회수는 교육부 훈령상의 정정 절차에 따라 기재내용을 정정하고 나이스 정정대장에 등재한 사항으로, 이는 학생부 부당 정정 회수가 아니다”라며 “현재 학생부 관리 실태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에 학생부 기재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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