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사, 중국 진출 성적표 ‘참담’…실적 반토막

한국계 은행, 시장점유율 0.07%…부실 대출 증가 추세

보험·투자사도 중국 업계에 영향력 미미
중국 베이징 금융가 전경 (EPA=연합뉴스)

중국 베이징 금융가 전경 (EPA=연합뉴스)

한국 금융사들이 글로벌화를 내세우며 앞다퉈 중국에 진출했으나, 실적은 참담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는 한국 금융사들이 대부분인 데다 향후 실적 개선 전망마저 밝지 않아 대중국 진출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베이징 금융가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는 하나은행, 신한은행 등 10개 한국계 은행이 진출해 96개 영업점을 운영하고 있으나 지난해 말 총자산 기준 중국 은행업 시장에서 한국계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0.07%에 불과했다.

중국에 진출한 전체 외국계 은행만 따질 경우에도 시장점유율이 5%에 그쳐 한국계 은행이 중국 은행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될 정도다.

그런데도 중국에는 우리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국민은행, 기업은행, 산업은행, 대구은행, 부산은행, 수출입은행, 농협 등 국내 모든 은행이 다 나와 있다.

이들 한국계 은행의 지난 6월 말 기준 총자산 규모는 1천351억 위안(한화 22조4천738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 늘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익은 9천800만 위안(1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7%나 급감했다.

더구나 부실 대출 가능성이 큰 고정 이하 여신비율 또한 지난 6월 말 기준 1.8%로 증가 추세에 있다. 한국계 은행들의 고정 이하 여신 비율은 2012년 말 0.4%에서 2013년 말 0.70%, 2014년 말 1.27%, 지난해 말 1.55%로 계속 나빠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경제성장 둔화와 한국계 기업들의 실적 부진, 기준금리 완화에 따른 순이자 마진 축소, 대손충당금 규제 강화에 따른 비용 인식 증가로 순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한국계 보험사들 또한 은행과 마찬가지 신세다.

중국에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보 등 10개사가 진출해있다.

지난해 말 총자산 기준 중국 생명보험 시장에서 한국계 생보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0.12%에 불과하며, 한국계 손해보험사는 중국 손보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이 0.2%에 그치고 있다.

한국계 생보사의 경우 방카슈랑스 수수료 증가와 점포 확대로 인한 고정 비용 증가로 올해 상반기 1억3천800만 위안(229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냈다.

한국계 손보사의 경우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의 일반 보험의 한국 고객 비중이 70~80%에 달할 정도로 아직 현지화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계 금융투자사는 현대캐피탈이 2012년 중국 기업과 합작 법인을 설립해 중국 내 자동차 할부 금융업을 하는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금융 시장에서 크려면 결국은 인수합병인데 한국 금융사들은 중국에서 보수적인 투자만 하려고 한다”면서 “이러다 보니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법인 영업 등에 치중하면서 중국 금융업계 주류로 들어갈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중국 화폐 위안화 (서울=연합뉴스)

중국 화폐 위안화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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