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포럼] 우리말이 달라졌다

우리말의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어휘나 문법, 음운의 변화를 하나하나 느끼게 된다. 이런 변화 과정을 탐색하면서 무엇이 원인이었을까 하는 고민도 하게 된다. 그런데 언어의 변화라고 하는 것이 갑자기 이뤄지는 것도 아니어서 무엇이 원인인지를 밝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 후세의 언어학자들이 요즘의 한국어를 연구한다면 매우 복잡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정말이지 빠른 속도로 말이 변화하고 있다. 이제 세대 간에도 말이 안통하는 경우도 있고 하는 일에 따라서도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정말 우리말이 달라졌다.

나 역시도 어릴때 쓰던 말 중에서 지금은 쓰지 않는 말이 많다. 불과 한 세대 만에, 아니 어떤 경우에는 한 세대도 안 돼서 언어의 모습이 달라진 것이다. 물론 이 중에는 새로운 발견이나 발명, 또는 사라져감으로 인해 생긴 일인 경우도 많다. 휴대전화, 스마트폰, 인터넷, 홈페이지 등의 어휘는 내가 어릴 때는 상상도 못하는 말이었다.

반대로 국민학교, 교련복, 다이얼, 회수권 등은 이제 사라진 말이 됐다. 어릴때 쓰던 수많은 일본어 어휘도 이제는 더 이상 쓰이지 않는다.

많은 유행어나 신어도 쏟아지고 있다. ‘쏟아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리 삶 속으로 확산되며 들어온다. 사람에 관한 어휘 중에 ‘왕따, 훈남, 꽃미남, 꽃중년, 돌싱, 골드미스’ 같은 말 역시 없었다. 말은 사람을 보는 관점이나 태도가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간호원은 간호사가 됐고, 불구자는 장애인이 됐다. 요즘엔 운동권이란 말도 잘 안보인다.

한국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범위도 훨씬 늘어나고 있다. 예전보다 한국어를 배우는 재외동포의 수는 훨씬 증가했다. 한글학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재외동포는 해외 한국어 공동체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인 이민자의 수도 놀라운 속도로 늘었다. 지금도 정부와 지자체가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한국에 잘 정착할 수 있게끔 체계적인 한국어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외국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의 수도 급속도로 늘고 있다. 외국에 있는 한국어 교육기관인 세종학당을 방문해 보면, 그 열기에 놀라게 된다. 세종학당은 우리나라의 자부심이기도 하다. 한국어로 말하기와 쓰기를 하고 한국어로 된 글을 읽고 번역하는 사람의 숫자는 급증세다. 한국에서 공부하는 유학생의 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그들의 한국어 능력은 점점 좋아질 것이다.

지난 5일 국립국어원의 개방형 한국어 사전 ‘우리말 샘’이 개통됐다. 기존에 표준어만 싣는 사전을 넘어 현재 실제로 쓰이는 어휘를 포함하고 언중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사전이다.

우리말 샘에 한국어의 다양하고 역동적인 모습이 담기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 생활에서는 빠르게 변화하는 한국어의 모습을 담은 사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재외동포나 외국인들의 한국어 학습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를 통해 우리말은 다시금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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