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2016 사회지표]성장지상주의에 빠진 한국의 부끄러운 사회지표…“성장의 질 높이는 게 급선무”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16년 사회지표(Society at a Glance 2016)’는 한국이 외형적으로는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고 있지만, 성장의 질에서는 선진국 수준과 거리가 멀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청년층 고용상태가 빠르게 악화되는 가운데 노년층의 빈곤률, 주관적 건강상태 등이 최악의 상태로 떨어지는 등 사회 양극화의 그늘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정부와 사회에 대한 신뢰도는 물론 공동체의 붕괴로 사회적 유대(Social Cohesion)가 약화되면서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이 선진국의 2~5배에 달했다. 이제는 ‘성장의 질’에 관심을 가지라는 강한 경고의 메시지인 셈이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의 경제적 위상은 선진국 반열에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구매력을 기준으로 한 한국 중위가구의 가처분소득은 2013년 2만1800달러를 기록해 OECD 평균(2만1600달러)을 웃돌았다. 3만달러를 넘는 스위스나 노르웨이, 호주, 미국, 캐나다 등에 비해선 아직 한참 부족하지만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보다는 오히려 한국이 앞서는 상태다. 전체 고용률도 한국이 66%로 OECD 평균(67.9%)과 큰 차이가 없고, 실업률(2016년 1분기)은 한국이 4.2%로 OECD 평균(6.4%)보다 2%포인트 이상 낮다.

한국의 경제적 성과는 최근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국가경쟁력 보고서에서도 잘 드러났다.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은 물가나 저축률, 재정수지, 국가신용도 등 거시경제 부문에서 조사대상 138개국 가운에 3위를, 시장규모는 1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OECD의 2016년 사회지표에 나타난 한국인의 삶의 질은 참담하다. 청년층의 취업난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청년 니트(NEET)족 비율이 선진국보다 더 높아진 것은 충격적이다. 출산률 최저, 자살률 최고 등 부끄러운 지표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소득불평도를 보여주는 지니계수(0~1 사이로 평가하며 숫자가 높을수록 불평등도가 높음)는 한국이 0.302로 OECD 평균(0.317)보다 약간 높고, 소득 상위 10%와 하위 10%의 격차도 한국이 9.9배로 OECD 평균(9.37배)보다 약간 높다. 하지만 상대적 빈곤률은 한국이 15%로 OECD 평균(11%)을 다소 크게 웃돌고 있으며, 노인층 빈곤률은 한국이 50%를 넘어 선진국의 4배에 달한다.

이는 결국 한국인들의 삶에 대한 만족도를 OECD 평균(6.5점)보다 훨씬 낮은 5.8점으로 떨어뜨리며 하위권에 머물게 했다.

이처럼 사회지표가 취약한 것은 한국이 그 동안 경제성장에만 매달리면서 사회적 융합에 필요한 사회지출에 인식했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를 보면 OECD 35개국의 평균 공공사회지출(2016년 기준)은 국내총생산(GDP)의 21%에 달했지만, 한국은 이의 절반도 안되는 10.36%에 머물렀다. 프랑스(32%), 핀란드(31%)의 3분의1도 안되며, 칠레ㆍ멕시코 등과 함께 최하위 그룹을 형성한 것이다.


문제는 세계경제의 침체에도 우리경제가 최근 2~3%대 성장하면서 선방한 가운데서도 사회지표가 악화됐다는 점이다. 앞으로 인구구조 변화 등의 구조적 요인으로 저성장이 심화할 경우 사회적 안전망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취약계층이 훨씬 더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된다면 한국의 사회지표가 더욱 악화되면서 그나마 남아 있는 사회적 유대도 붕괴할 수 있다.

한국이 양극화 심화와 공동체 붕괴에 따른 소외와 사회분열을 막기 위해 나설 시간이 많지 않은 셈이다. 그럼에도 한국이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해선 지금까지의 성장지상주의에서 벗어나 성장의 질을 함께 고민하는 단계로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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