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예상보다 빠른 지각변동…獨 “2030년부터 가솔린, 디젤차 없앤다”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친환경을 화두로 생각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불과 몇년전만 해도 극소수의 전유물이었던 전기차나 수소차가 기술의 진화와 함께 대중적인 기반을 마련하고 있으며,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중간단계쯤 되는 하이브리드차는 이미 대중차의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 내연기관차의 탄생지인 독일이 “2030년부터 가솔린과 디젤 엔진이 장착된 자동차는 신규 등록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사진=BMW가 올해 파리모터쇼에서 최초로 공개한 전기차 i3(94Ah). 주행거리가 최대 300km로 늘어났다.]

10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독일의 연방상원에서는 2030년부터 내연기관차를 금지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앞으로 14년뒤엔 EU국가에선 환경오염의 주범인 배출가스를 내뿜지 않는 차만 팔겠다는 의미로, 글로벌 자동차 산업을 주도하는 독일에서 이같은 결의안이 도출됐다는 사실에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다만 결의안의 법적 구속력은 없다. EU의 형식승인은 독일이 아닌 EU에서 결정하는 사안으로 당장 2030년 EU국가에서 내연기관차의 판매가 종료될지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독일의 규제가 EU의 규제로 이어진 케이스가 많아 이같은 선언이 현실로 굳어질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포브스는 이번 결의안 채택에 대해 ”독일 의회의 결의안은 EU 규제안에 영향을 많이 미쳐왔다“며 ”향후 내연기관차에 대한 강한 제재가 가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독일은 물론 EU의 정책 방향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결의안으로, 앞으로 글로벌 자동차 산업 전반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결의안을 놓고 독일 내부에서도 반대 여론이 거세다. 

[사진=폴크스바겐 전기 콘셉트카 ’I.D.’ 1회 충전으로 최대 600km 주행 가능하다.]

독일의 언론 SZ는 ”전기차에 청사진을 가진 자동차 제조업체들마저도 2030년께 신규 차량 3분의 2는 내연이거나 하이브리드 차량일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2030년까지 계획대로 되더라도, 탄소 배출없는 전기차를 운행하려면 신재생 기반의 ‘녹색’ 전기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그 생산 비중이 32%에 불과하다“며 현실성이 결여된 선언이라고 꼬집었다.

무엇보다 독일은 자동차 산업이 유발하는 고용이 압도적인 국가로 대량 실직의 우려도 제기됐다. 전기차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인원이 내연기관차 대비 10분의 1밖에 안돼 대량 실직이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같은 우려에도 향후 10~20년내 친환경차가 대세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번 결의안은 EU 자동차사들의 친환경차 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세금 제도의 재편 내용도 담고 있다. 전기차에 인센티브를 더하고, 디젤차와 같은 내연기관차에 대한 세금을 강하게 부과하는 형태로 실질적인 압박을 가하겠다는 의미다. 

[사진=쉐보레의 순수 전기차 ‘볼트 EV’. 1회 충전으로 383km 주행이 가능하다.]

한편, 지난해 폴크스바겐발 디젤 게이트의 파문이 차업계를 충격에 빠뜨리면서 유럽 시장에선 이미 디젤차의 판매량이 한풀 꺾였다. 또 지난해 체결된 파리 기후변화협정이 오는 11월 4일부터 공식 효력을 발휘할 예정이라, 전세계 자동차 업계가 빠르게 친환경차로 중심축을 이동시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생각보다 친환경차로의 축의 이동 속도가 매우 빠르다“며 ”전기차의 미래는 예상보다 빨리 다가올 수 있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서도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배터리 모터를 동시에 장착한 하이브리드차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차는 배출가스를 적게 배출하고, 뛰어난 연료 효율성을 보여 국내 차 판매 전체의 10%에 육박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다만 국내서 전기차가 대중화되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는 미국 등과 비교하면 국내 충전 인프라의 부족이 전기차 확산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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