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 세월호 보도 개입 의혹 질문에 KBS 사장 “답변하지마”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11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한국방송공사(KBS)를 상대로 한 국정감사가 세월호 침몰 사고 관련 청와대의 보도 개입 의혹을 놓고 공방하다 고대영 KBS 사장의 한 마디로 파행됐다.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었던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KBS 보도 개입 의혹 녹취록을 언급하며 “김시곤 KBS 전 보도국장이 의혹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는데 KBS에서 자체적으로 진상조사나 실태조사는 안 할 건가”라고 물었다.

고 사장은 “쌍방간에 얘기한 내용에 대해서 조사할 내용도 아니고 프로그램에 큰 영향을 못 미친 것으로 안다”며 “검찰 수사중인 사안을 KBS가 조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어 보도본부장을 향해 “(KBS) 21기 기자들이 성명을 통해 KBS가 단신기사도 무시했다며 성명을 냈는데 이 부분도 전혀 보도가 안 됐다”며 “일선 취재기자가 뉴스를 작성했는데 방송을 못하게 한 이유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고 사장은 “보도본부장은 보도 책임자로서, 기사가 나갔는지 안 나갔는지를 보도 책임자에게 묻는 건 언론 자유 침해 소지가 보인다”고 반발했다.

하지만 유 의원이 “지금 나한테 훈계하느냐, (국회의원에게도) 표현의 자유가 있다”며 재차 보도본부장에게 보도 외압 의혹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고 사장은 보도본부장을 바라보며 “답변하지 마”라고 지시했다.

고 사장의 답변 태도를 놓고 야당 의원들은 일제히 강하게 반발하자, 신상진 미방위원장이 사태를 가라앉히고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정회를 선포해 국감이 파행됐다.

[사진=11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가 세월호 침몰 사고 관련 청와대의 보도 개입 의혹으로 공방하다 고대영 KBS 사장의 한 마디로 파행됐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었던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오른쪽)의 KBS 보도 개입 의혹 녹취록에 대해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KBS 보도본부장에게 묻자, 고 사장이 “대답하지 마”라고 지시해 야당 의원들이 크게 반발했다.]

야당 의원들은 고 사장의 답변이 처벌감이라고 비판했다. 미방위 국민의당 간사인 김경진 의원은 “국감의 증인 선서는 증언감정법 12ㆍ13조가 적용된다”며 “고 사장의 언동 행위는 그 법률에 의해 충분히 처벌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유 의원의 질문은 국정감사 행위고 KBS는 피감기관이자 예산을 받아 움직이는 국가공영기관이다. 다른 언론사는 국감 대상이 아니라는 걸 망각한 것 같다”고 질타했다.

하지만 여당 의원들은 언론 자유의 특성을 감안해 보도본부장이 답변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옹호했다. 새누리당 간사인 박대출 의원은 “국회가 감사할 때 그 기관의 기능이 현저하게 저해되지 않게 해야 한다”며 “KBS의 가장 핵심은 언론 자유와 방송 독립인데 보도본부장에 대해 국회에 출석해 답변을 요구한 사례가 제 기억으로는 없다”며 정상적인 국정감사 개회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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