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데 미 경제에 득 혹은 실?

밀레니얼 세대 경제관

미국에서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회에 진출한 ‘밀레니얼(Millennial) 세대’들이 향후 미국의 경제구조를 뒤바꿔놓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LAT 타임스는 10일 ‘시장의 큰손도, 모험적 투자자도 아닌 밀레니얼 세대가 미국 경제를 재편하고 있다’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경제학자인 닐 호우·윌리엄 스트라우스가 1991년 출간한 ‘세대들, 미국 미래의 역사’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로 1980년 초부터 2000년대 중반에 태어난 세대(20∼35세)들을 지칭한다.

이들은 청소년기부터 부모의 과보호 속에서 정보기술(IT)에 능통하고 대학 진학률이 높다.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회에 진출해 구직에 어려움을 겪는 경제침체기의 피해자이기도 하다.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69)은 지난 2월 당시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5·버몬트)의 열렬 지지층인 밀레니얼 세대를 ‘대침체기의 자식들’(the children of the Great Recession)이라고 표현해 논란을 낳기도 했다.클린턴은 이들을 겨냥해 “부모 집 지하실에 거주하고 배운 만큼의 제대로 된 일자리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하지만 밀레니얼 세대는 7천500여만 명으로 미국 인구지도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데다 핵심적인 경제활동인구에 속한다.

LAT는 우선 밀레니얼 세대가 베이비부머·X세대 등 이전 세대보다 대량소비를 하는 큰 손(Big spender)이 아닌 점에 주목했다. 이들은 명품 브랜드에 관심이 덜 하며 소득이 낮아 실질적인 소비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밀레니얼 세대라는 용어를 창안한 경제학자 닐 호우도 “밀레니얼 세대들이 미국사회에 주력부대로 등장하면서 향후 미국의 과시적 소비성향이 상당 부분 줄어들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들은 물질적 풍요보다는 여행이나 취미, 음식 등에 관심이 많고 이를 사회적 관계망(SNS)에 올려 공유하고 과시하는 것을 즐긴다. 게다가 ‘일벌레’인 베이비 부머와는 다르게 일에서의 성취감과 균형 잡힌 생활을 강조한다.이 같은 소비 행태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70%에 육박하는 소비자 지출로 지탱해가는 미국 경제에는 그다지 반가운 소식은 아니라고 LAT는 지적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또 다른 특징은 금융위기 이후 고용 감소와 일자리 질 저하 등으로 평균 소득이 낮은 상황에서 치솟는 렌트비와 학자금 부담으로 결혼을 미루고 내 집 마련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이다.심지어 부모와 함께 살며 경제적 지원에 기대 사는 이른바 ‘빨대족(族)’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밀레니얼 세대 중에서 내 집 소유자 비율은 34%에 불과한 실정이다. 30년 전 35세 이하 내 집 소유자 비율이 40%를 웃돈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후퇴한 수치다.

내 집 장만 비율 감소는 만혼·출산 지연과 함께 향후 내수 시장에 상당한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LAT는 전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세 번째 특징은 이전 세대와는 달리 모험적 투자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에서 현재 스타트업(창업)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지만, 이들에게는 예외라고 카우프만 재단의 연례 창업 연구보고서는 전했다.20년 전에는 창업을 한 기업가 가운데 34세 이하가 34%였다. 하지만 최근 밀레니얼 세대에서 창업에 나선 비율은 25%에 불과하다.

이들은 마이클 잡스나 마크 저커버그처럼 차고나 신생 회사에 참여하는 것보다 대기업에 들어가 안정된 샐러리맨이 되는 것을 선호한다.’제너레이션 미’의 저자인 진 트웬지 샌디에고 주립대 심리학 교수는 “밀레니얼 세대의 위험회피 심리는 어릴 적 학교와 부모의 과보호와 평준화된 교육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밀레니엄 세대의 특징 중 눈여겨볼 대목은 사회적 이슈에 민감하고 경제적 불평등에 저항하는 계층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는 경제정의 운동에 참여했다.더욱이 이들은 전통적 정치를 외면하는 대신에 공동체 복지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두고 있다. 이전 세대보다 자원봉사에 훨씬 참여율이 높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LAT는 전했다.

여기에는 미국이 인종과 경제적 계층이 분화되고 있는 현실이 맞물려있다. 때문에 밀레니얼 세대들은 소득 불평등, 성차별, 성 소수자 권리 등과 같은 이슈들에 민감하게 반응한다.실제로 18∼34세 성인 가운데 백인 비율은 1990년 73%에서 2000년 63%로 하강 곡선을 그린 데 이어 최근에는 55.8%까지 떨어졌다.

밀레니얼 세대들이 약육강식의 정글 자본주의를 바꾸는 혁명가들은 아니지만, 공동체 발전에 기반을 둔 사회·경제적 정의를 추구하는 노력만큼은 기대해볼 만하다고 LAT는 덧붙였다.
연합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