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화물연대 파업은 ‘전략적 실패’?

4년 만에 화물연대의 파업이 다시 시작됐다.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는 화물연대의 구호는 여전하지만, 그 목소리의 맥은 탁 풀려버렸다. 여기서 화물연대의 고민이 시작된다.

‘지입제 폐지’와 ‘수급조절제 폐기 반대’ 등 화물연대의 요구사항엔 귀를 기울일 여지가 있다. 1960년대부터 도입된 ‘지입제’는 화물운전자가 직접 구매한 화물차를 운송업체에 등록하고 번호판을 빌려 일감을 받는 제도다. 정작 차는 화물운전자가 구입하고도 번호판을 받지 못하면 일을 할 수 없다보니 운송업체의 ‘갑질’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근로자로 인정을 못받다 보니 4대보험 혜택도 받지 못하는 등 폐해가 꾸준히 지적돼 왔다.

1.5t 미만의 소형 화물차의 신규 진입을 규제하는 수급조절제의 경우 화물연대 조합원 전체의 이슈는 아니다. 전체 조합원 1만4000여 명 중 소형 화물차 차주는 400~500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급조절제가 폐지돼 차주 간 경쟁이 심화되면 화물운전자들은 과적ㆍ장거리 운행에 시달릴 것이다. 이로 인한 사고 위험성은 운송업계 전체의 문제일 뿐 아니라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문제는 화물연대가 이 같은 이슈를 얼마나 설득력 있는 방식으로 제기했느냐다. 낮은 파업 참가율로 당장 조합원들조차 제대로 설득하지 못 했다는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파업 참가율이 전체 조합원 기준 28%, 전체 화물운전자 기준으로는 0.9%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2012년 파업 당시 운송 거부에 참가한 화물운전자 비율이 72%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무리하게 파업을 진행하려다 보니 같은 화물 노동자들끼리 공격하는 상황도 벌어진다. 파업 첫날부터 부산 북항에서는 일부 조합원들이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화물차를 가로막고 생수병을 던지며 욕설을 퍼붓다 연행되고, 전북 전주에서는 함께 파업을 하다 업무에 복귀한 동료들의 화물차 14대에 스프레이로 욕설과 낙서를 한 조합원이 검거되기도 했다.

긴 호흡으로 정부와 대화에 나서기보다 ‘일단 차를 세우고 보자’는 지도부의 안일한 선택이 화물연대 구성원끼리 서로 괴롭히는 ‘분열’을 가져오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일리가 있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지 못했으니 ‘전략적 실패’라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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